트럼프 경제자문단은 ‘억만장자 클럽’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8일 03시 00분


23명중 11명이 부동산-금융계 출신, 박사 3명뿐… 경제정책 기여 의문
美언론 “부자 위한 정책만 양산… ‘중산층 살리기’ 공약 위협할수도”

‘총자산이 수백억 달러인 미국 부자들.’

사모(私募)펀드 투자가와 부동산 재벌 일색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경제 자문위원 23명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같이 평가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부자를 위한 ‘부자 정책’만 나오게 생겼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문위원 23명 중 절반에 가까운 11명이 부동산이나 금융 분야 출신이다. 개인자산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를 자랑하는 부동산투자회사 ‘콜로니캐피털’의 토머스 배럭 회장, 300억 달러(약 33조1000억 원)에 이르는 자산을 운용하는 사모펀드 ‘서버러스캐피털매니지먼트’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파인버그가 대표적이다. 투자가 출신 자문위원 중에는 부실채권에 고위험을 무릅쓰고 거액을 투자하는 사람도 여럿 있다고 WSJ는 평가했다. 트럼프 주변에서 보기 드문 여성 자문위원도 억만장자였다. 2015 회계연도에 59억 달러(약 6조5000억 원) 매출을 올린 ‘ABC서플라이’의 다이앤 헨드릭스다.

트럼프 자문위원 선정 배경에 대해 배럭 회장은 “제도권 밖의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에 (경제정책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경제 자문위원이자 트럼프 캠프 재무책임자인 스티븐 누친도 “실제 경영이나 경제 활동을 해본 사람을 모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가경제의 큰 그림을 그릴 자문단에 부유층이 지나치게 많다는 비판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경제정책 자문팀이 중산층을 살리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트럼프의 선거 메시지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자문위원 중 박사학위 소지자는 3명뿐이었고 경제의 큰 틀을 깊이 있게 이해할 만한 경제학 박사는 피터 나바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뿐이었다. 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반대파로 유명하다.

하지만 나바로 교수가 트럼프 경제정책에 얼마나 기여할지도 의문이다. 허핑턴포스트는 나바로 교수가 한 번도 트럼프를 만나보지 못했다며 자문단과의 불통 문제가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2012년 대선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자문역이었던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는 WP 인터뷰에서 “대선 캠프에 경제학자를 영입하는 이유는 후보가 경제 이슈를 배워 어려운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기 위한 것”이라며 “트럼프는 경제 이슈를 이해하는 데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WSJ는 14일 사설에서 “(공부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나? 트럼프는 브리핑 자료를 보는 것보다 케이블 TV 쇼 보기를 더 좋아한다”고 조롱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트럼프#경제자문단#억만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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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16-08-18 13:41:31

    한국의 최고 부자였든 정주영 재벌은 대통령에 출마했다가 금력을 가진 자가 권력까지 웅켜쥐면 망한다고 국민이 심판을 내려 낙선하였다. 그동안 부동산재벌 트럼프의 언행을 보면 미국은 물론 우방국가에게 엄청난 재앙이 될것이다. 그를 에워싼 인물들이 거의 돈많은 1%의 가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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