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보다 먼저 방문에 환대… 남중국해 중재자 역할도 기대
5일 일정… 댐건설 등 경협 논의
미얀마 최고 실권자인 아웅산 수지 국가자문역 겸 외교장관(사진)이 18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 왕이(王毅) 외교부장 등과 회담을 가지며 ‘국가수반급’ 예우를 받았다. 수지 자문역을 위해 이날 오후 인민대회당 베이징대청(廳)에서 국가수반과 같은 환영식이 열렸으며 그는 리 총리와 함께 3군 의장대도 사열했다.
중국중앙(CC)TV 신원롄보(新聞聯播)에 따르면 리 총리는 회담에서 “미얀마의 민주화 노력을 지지하고 높이 평가한다”고 밝혀 수지 자문역이 민주화운동 지도자 출신임을 강조했다. 수지 자문역은 “에너지 및 국경의 안전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길 바란다”고 밝혔으나 초미의 관심사인 미트소네 수력발전소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수지 자문역은 17일부터 4박 5일 방중 일정을 시작하면서 운수통신장관, 전력에너지장관, 계획재정장관 등과 함께했다.
수지 자문역의 방중에 대해 중국의 외교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이 미얀마 군사정권을 상대로 민주화를 촉구해 온 미국에 앞서 중국을 먼저 방문했기 때문이다. 그는 다음 달 초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난다. 이번 방문은 미얀마가 중국 측 요청을 받아들여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수지 자문역의 방중에 공을 들인 것은 미얀마 북부 카친 주 이라와디 강에 건설하려다 중단된 미트소네 수력발전소 프로젝트를 재가동하기 위해서이다. 양국은 미얀마 군사정권 시절인 2009년 중국 자본의 투자로 댐을 건설하기로 합의했으나 현지 주민들이 반발하자 2011년 테인 세인 당시 대통령이 중단시켰다.
환경운동 단체들도 댐 건설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카친 주의 환경단체들은 “댐에서 생산된 전력의 90%가 중국으로 가는 데다 댐 건설로 싱가포르 면적의 수몰지가 생기는 등 환경 파괴가 심하다”며 댐 건설 재개가 결정되면 반대 운동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수지 자문역도 야당 지도자 시절 댐 건설에 반대했다.
중국 지도부는 또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 중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이 없는 미얀마가 나서 갈등의 균형자 혹은 조정자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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