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접경지서… 최소 51명 사망… 거리서 사람들 춤추던 중 터져
올해 터키서 발생한 테러중 최악
“시리아 내전 적극 개입하겠다” 터키정부 발표 반나절만에 쾅
에르도안 “IS의 소행 추정”
터키 동남부 가지안테프 야외 결혼식장에서 20일 10대 미성년자가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켜 최소 51명이 죽고 69명이 다쳤다. 시리아와의 접경지역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올해 터키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테러 직후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스탄불 시청 앞에서 한 TV 생중계 연설에서 경찰의 말을 인용해 “테러범은 12∼14세이며 69명의 부상자 가운데 17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다에시(IS를 지칭하는 아랍어식 약자)가 최근 가지안테프에서 세력을 확장하려 한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 안보당국은 앞으로 더욱 강력하게 (IS 퇴치를 위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테러는 이날 밤 가지안테프 샤힌베이 지역 길거리에서 쿠르드 전통식으로 열린 야외 결혼식 현장에서 발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가지안테프는 내전 중인 시리아 알레포에서 북쪽으로 95km 떨어진 곳으로 난민캠프가 많고 테러 단체가 활개를 쳐 치안이 불안한 곳이다. 자살폭탄 테러는 결혼식이 끝나갈 때쯤 거리에서 춤을 추며 흥을 만끽하던 이들 사이에서 터져 피해가 더욱 컸다. 현장에 있던 벨리 칸 씨(25)는 “테러 직후 식장은 피와 시신으로 가득했다”며 “앰뷸런스가 최소 20대는 왔다”고 AP통신에 전했다. 신랑과 신부도 현재 부상을 입고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범한 결혼식장을 겨냥한 소프트 테러는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가 “향후 6개월 동안 시리아 내전에 적극 개입하겠다”며 “시리아 미래에는 쿠르드 반군이나 IS, 아사드 정권도 없어야 한다”고 밝힌 지 불과 반나절 만에 터졌다.
아직 테러를 자처하는 세력은 없지만 그동안 터키 동남권에서 잇따라 테러를 감행해온 쿠르드노동자당(PKK)보다는 IS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쿠르드계를 대변하는 정당인 인민민주당(HDP)은 성명에서 이번 결혼식은 당원이 관계된 예식이었다며 “이 사건을 규탄하고 공격한 자들을 저주한다”고 밝혔다. 집권 정의개발당(AKP) 소속 가지안테프 지역구 의원인 샤밀 타이야르를 포함한 지역 정치인들도 IS를 용의 세력으로 지목했다고 터키 매체가 전했다.
테러가 발생한 결혼 축하연 장소가 쿠르드계가 많이 거주하는 곳이고, PKK의 경우 민간인이 아니라 군과 경찰, 공공기관을 목표물로 삼는다는 점도 IS가 테러 용의자로 지목되는 이유다.
IS는 올해 1월 이스탄불 술탄아흐메트 광장 폭탄 테러(10명 사망)와 6월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자폭테러(45명 사망)의 배후로도 의심받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