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교도소 최고 인기 품목 담배 아닌 ‘라면’”, 이유는 바로…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8월 23일 13시 23분


‘교도소 라면 : 조리법과 철창 뒤의 이야기’ 책 표지. 사진=아마존 닷컴 캡처
‘교도소 라면 : 조리법과 철창 뒤의 이야기’ 책 표지. 사진=아마존 닷컴 캡처

미국 교도소 재소자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이 담배가 아닌 라면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2일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대학 사회학과 박사과정인 마이클 깁슨 라이트(Michael Gibson-Light)는 미국 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재소자 약 60명을 대상으로 교도소 내 노역에 관한 폭넓은 연구를 1년 간 진행하는 과정에서 라면이 재소자들 사이에서 가장 선호하는 품목이라는 조사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라면 1개는 교도소 매점에서 59센트(약 663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교도소 내 물물거래 때는 그 가치가 폭등한다.

보고서는 물물거래에서 라면 1개는 약 2달러(2250원)짜리 담배 5개비, 라면 2개는 약 10.81달러(1만2140원)인 운동복 상의 정도의 가치를 갖는다고 밝혔다.

깁슨 라이트는 이 같은 라면 선호 현상은 교도소 내의 열악한 배식 사정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예산 감축으로 인해 교도소 측이 배식 회사를 바꾼 뒤, 주중 하루 세 번씩 나오던 따뜻한 음식이 두 번으로 줄었으며 점심에는 차가운 음식이 제공됐다고 밝혔다. 주말에는 끼니가 하루 세끼에서 두 끼로 줄어 재소자들이 허기를 호소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라면은 구하기 쉽고 칼로리도 높다”며 노동과 운동으로 시간을 보내는 재소자들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라면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재소자는 “라면 때문에 싸움이 난 걸 목격한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

사실 라면이 교도소에서 인기 있었던 건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10년 이상 복역 중인 구스타보 구스 알바레스(Gustavo “Goose” Alvarez)라는 이름의 재소자는 지난해 ‘교도소 라면 : 조리법과 철창 뒤의 이야기(Prison Ramen: Recipes and Stories From Behind Bars)’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2009년 교도소 내에서 발생한 히스패닉 재소자 집단과 흑인 재소자 집단의 갈등이 라면 요리 축제를 통해 누그러지는 모습에 영감을 받아 이 책을 썼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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