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 안 따랐다” 경찰 총에 피살…알고보니 청각·언어장애인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8월 23일 17시 51분


4세 아들을 둔 청각·언어장애인이 지시 불이행의 이유로 고속도로 순찰대 소속 경찰의 총격에 사망,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등 외신은 대니얼 케빈 해리스(29)가 지난 18일 오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州) 고속도로에서 운전을 하다 속도 위반으로 적발되면서 벌어진 일을 전했다.

당시 고속도로 순찰대는 해리스에게 차량을 길가에 세우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해리스는 이날 경찰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고, 경찰 추격전 뒤 자신의 집 근처에 다다라서야 차를 길가에 세웠다. 그리고 그는 얼마 안 돼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해리스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경찰에게 수화로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그는 경찰이 쏜 총에 맞아 현장에서 즉사했다. 당시 해리스는 총기 등을 소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해리스에게 총격을 가한 손더스 경찰은 해리스가 지시를 따르지 않아 총을 쐈다고 지역 매체 WCCB를 통해 밝혔다.

그러나 해리스의 가족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리스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말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우리 가족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경찰당국은 손더스 경찰을 휴직 처리하고 블랙박스 영상 등을 분석하고 있다. 총격이 있기 전 해리스가 자신의 과속 사실을 알았는지, 손더스가 해리스의 청각·언어장애 사실을 알았는지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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