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무인 자율주행 군용 차량을 국경 지역에 실전 배치했다. 전쟁 패러다임이 인간 대 인간의 싸움이 아니라 사람에 의해 원격 조종되는 전쟁용 AI 로봇의 대결로 바뀌어 갈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스라엘군은 7월 중순부터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가자지구 국경에 운전사 없이 완전 자율 주행하는 군용 차량을 실전 배치했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24일 보도했다. 기존 차량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얹은 이 차량은 가자지구 국경 일대를 순찰하며 각종 데이터를 확보해 육·해·공군에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전시에는 사람보다 먼저 전방으로 달려가 안전한 진군 경로를 파악하는 정보수집 활동도 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차량은 이전 모델과 달리 장애물을 스스로 피하는 능력을 갖췄다. 차량에 설치된 기관총 등 각종 무기는 아직 원격 조종으로만 작동하지만 기술이 더 발전하면 완전 자동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향후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 이집트 등 인근 아랍국가의 국경 지대에도 이 차량을 순차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세계 각국은 사람 대신 로봇이 싸우는 ‘무인(無人) 전쟁’ 기술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미군은 2011년부터 지상전 병력을 무인 형태로 완전 자동화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전쟁용 AI 로봇 부대 창설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로봇개발 부문 책임자인 아밀 슈폰드 중령은 “1, 2년 전만 해도 완전 자동 로봇부대는 20~30년 후의 목표로 여겨졌지만 현재 각 부대에 로봇 차량을 고루 배치하는 편성 체제를 준비하고 있을 정도로 개발이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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