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시리아내전 본격 개입… 쿠르드軍과 충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9일 03시 00분


터키군 공습 민간인 35명 사망설

터키가 국경지대 ‘이슬람국가(IS)’ 척결을 명분으로 사상 처음으로 시리아 영토로 진격하면서 유프라테스 강 일대가 피로 물들고 있다. 터키가 시리아 내전에 본격 개입하면서 터키와 쿠르드군, 미국과 러시아 등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터키는 당초 명분으로 내걸었던 국경지대 IS를 척결한 이후에도 시리아 영토에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 28일 BBC에 따르면 터키군은 24일 자라블루스로 진격할 때만 해도 탱크가 10여 대에 불과했으나 27일엔 50여 대로 불어났다. IS가 사라진 시리아 국경지대에 쿠르드군이 세력을 확장하려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터키는 지상군 380여 명을 주둔시키며 유프라테스 강 서쪽으로 넘어온 쿠르드군과 포격전을 벌이고 있다. 터키군이 시리아 국경 너머로 진격한 이후 사흘 만에 처음으로 터키군 사망자가 나왔다. 쿠르드반군은 27일 시리아 북부에서 작전 중인 터키군 탱크 2대를 로켓으로 공격해 병사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고 관영 아나톨루통신이 보도했다.

28일 터키군이 자라블루스 인근 마을들을 공습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수십 명이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터키군이 공습한 젭 엘쿠사 마을에서 20명, 알아마네 마을에서 15명 등 모두 35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에 터키군은 공습을 통해 시리아 쿠르드계 민주동맹당(PYD) 대원 25명이 숨졌다며 민간인 희생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미국은 그동안 시리아 내 IS 대응책으로 활용해 온 쿠르드군을 토사구팽(兎死狗烹)하고 터키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24일 터키 앙카라를 방문해 “쿠르드군이 유프라테스 강 동쪽으로 물러가지 않으면 모든 지원을 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터키 쿠데타 배후로 지목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송환을 놓고 최근 급속도로 냉각된 양국 관계를 풀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미국을 압박한 영향도 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터키#시리아#내전#쿠르드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