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2012년 북한 개성공단 방문을 추진했으나 당시 국무장관이던 아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직접 초청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28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이그재미너에 따르면 클린턴재단은 힐러리가 국무장관 재임 중이던 2012년 3월 빌의 개성공단 연설 가능 여부를 국무부에 문의했다. 이는 의류 입주업체 사장인 박모 씨가 개성공단에 신축한 교회 헌정 행사에서 빌이 연설해줄 것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었다. 박 씨의 요청은 한국계 복음교회 목사와 클린턴재단 고액기부자, 힐러리의 남동생(토니 로댐)을 차례로 거쳐 클린턴재단에 전달됐다.
이에 재단 관계자는 셰릴 밀스 당시 국무장관 비서실장에게 e메일을 보내 빌이 북한에서 연설하는 것을 국무부가 우려하는지 물었고, 밀스 실장은 박 씨의 방북 요청을 거절하라고 회신했다.
2014년 발간된 자서전 ‘힘든 선택들(Hard Choices)’에 따르면 힐러리는 2009년 8월 남편이 북한에 억류됐던 두 여기자 유나 리와 로라 링을 석방시키기 위해 평양에 갈 당시에는 백악관 참모들의 반발을 꺾고 이를 성사시켰다. 그 대신 힐러리는 사전 회의에서 남편에게 “공식 사진 촬영 때 웃지 말라”고 당부했다. 임무 수행에 성공한 빌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북한인과의 만남을 “마치 제임스 본드 영화의 오디션을 보러 간 것 같았다”고 농담했다고 자서전은 전했다.
2012년 개성공단 방문이 무산된 사실은 힐러리의 e메일 스캔들과 관련한 법원 결정으로 밀스의 e메일이 공개되면서 밝혀졌다. 워싱턴포스트는 “빌이 힐러리의 장관 재임 시절 북한뿐 아니라 콩고에서도 연설할 수 있도록 국무부에 압력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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