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이 예정됐던 사산아가 갑자기 화장(火葬) 처리돼 한 줌의 재로 돌아왔다. 아이의 죽음으로 슬픔에 빠졌던 부모는 병원 측의 어처구니없는 실수 때문에 한 번 더 눈물을 흘려야 했다.
호주 공영 ABC방송은 이 같은 사건이 지난해 말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州) 시드니에 위치한 로열 노스 쇼어 병원(Royal North Shore Hospital)에서 발생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사건의 발단은 영안실 관리자가 사산아 덮개에 가려져 있던 이름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영안실에는 화장을 기다리고 있던 임신 20주에 유산된 태아의 시신이 있었는데, 관리자가 사산아의 시신과 이를 혼동했던 것이다. 결국 사산아는 부모의 바람과 달리 화장 처리 돼 나왔다.
병원 측은 곧바로 실수를 인정하고 유가족에게 사죄했다. 또 그들에게 슬픔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 사건은 뉴사우스웨일스 주 보건장관인 질리언 스키너가 30일 예산 관련 공청회에 참석해 애도의 말을 전하면서 현지 언론 등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이날 스키너는 해당 사건에 대해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정말 유감”이라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스키너는 최근 뉴사우스웨일스 주에서 잇따라 발생한 병원 사고로 인해 사임 압력을 받으며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상황이다.
로열 노스 쇼어 병원에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해 4월 한 60대 여성이 숨진 어머니의 시신을 마지막으로 확인하던 중 다른 이의 이름표가 붙어있는 것을 확인해 최악의 상황을 모면한 바 있다. 다행히 그는 어머니 시신을 매장하기 전 이 같은 사실을 확인, 정상적인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다.
또 올해 6월과 7월 뉴사우스웨일스 주 뱅크스타운-리드컴 병원에서는 의사가 실수로 신생아에게 산소 대신 유독 가스인 아산화질소를 주입, 1명이 사망하고 또 다른 1명이 뇌 손상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는 일이 있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