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중국, 오바마 홀대?…곳곳에서 美·中 실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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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9월 5일 1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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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보도 캡처
YTN 보도 캡처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미국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중국이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각) 오후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 항저우 샤오산(蕭山)공항에 도착다.

그러나 중국 측은 각국 정상이 올 때 준비하는 레드 카펫이 깔린 이동식 계단을 준비하지 않았고, 오바마 대통령은 평소 내리던 전용기 앞문 대신 동체 가운데 출구의 자체 트랩을 통해 내려왔다.

중국은 박근혜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등에게는 레드카펫이 깔린 계단을 제공했다.

이에 미국의 국방정보국(DIA)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 “중국답게 늘 품격있다(Classy as always China)”고 비꼬는 글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 홀대 논란 소식을 다룬 뉴욕타임스 기사를 링크했다.

논란이 일자 중국 외교부 관리는 “트랩을 설치하지 않은 것은 미국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국 측이 이동식 트랩 운전자가 영어를 하지 못하고 미국의 보안 지침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불평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중국 외교부의 한 관리의 말을 전했다. 미국 측이 중국 공항이 제공하는 계단이 필요 없다고 거절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외에도 이번 G20 정상회의 준비 과정 곳곳에서 미국과 중국측 관리들의 마찰이 있었다.

중국측은 오바마 대통령을 수행 취재하는 백악관 출입 기자들과도 신경전을 벌였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에어포스 원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중국 관리들이 취재를 방해했다.

이날 백악관 출입 TV 카메라 기자들이 비행기 아래쪽에 자리를 잡자 중국 관리들이 가로막으며 몰아냈다.

백악관 직원이 “이 비행기는 미국 대통령의 것으로 우리가 우리 대통령을 취재하는 것이고, 취재 규칙은 우리가 알아서 정한다”고 항의하자 중국 관리는 “여기는 우리나라이고, 이곳은 우리 공항”이라며 “취재할 수 없다”고 가로막았다.

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들이 비행기에서 내려 기체 앞쪽으로 이동하려 할 때에도 중국 관리들이 이들은 제지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그런가하면, 앞서 백악관 의전팀과 비밀경호국(SS) 직원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도착을 준비하려고 회담장에 들어가는 과정에서도 중국 측 보안검색 담당 요원들과 고성이 오갔다.

백악관 직원들은 오바마 대통령 도착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해 중국 측에 거칠게 항의했고 양측은 두 정상이 도착하기 20분 전까지도 언쟁을 계속했다.

심지어 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도 양측 관리들이 현장 취재에 투입되는 출입기자 숫자 문제 등을 놓고 계속 다퉜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이에 대해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중국 간의 껄끄러운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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