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 주(州)에서 거대한 비단뱀에게 휘감겨 먹잇감이 될 뻔한 사슴 한 마리가 사냥꾼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건졌다.
현지 매체 네이플스 데일리 뉴스는 4일(현지시간) 마이애미 주의 사냥꾼 지미 윌슨 씨가 플로리다 주 콜리어카운티 오초비의 늪지대에서 거대한 비단뱀에게 목이 칭칭 감긴 사슴을 발견, 뱀을 사살해 사슴을 구해냈다고 보도했다.
윌슨 씨가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영상에는 거대한 비단뱀이 몸통으로 사슴의 목을 휘감은 뒤 강한 힘으로 조이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사슴은 이미 기력을 잃은 듯 꿈쩍도 안 하는 모습이다.
사냥꾼인 윌슨 씨는 이를 보고 욕설을 내뱉으며 뱀을 향해 총탄을 쏘기 시작한다. 처음 몇 발을 쏘자 뱀은 사슴을 풀어준 뒤 덤불 속으로 기어간다. 이어 윌슨 씨가 사냥에 집중한 듯 화면은 온통 검은색으로 뒤덮이고, 총성만 연이어 들린다.
끝내 뱀을 사살한 윌슨 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사슴을 일으켜 세우려 한다. 영상에는 사슴이 되살아나는 장면은 없지만, 사슴이 이동하는 소리가 담겼다고 네이플스 데일리 뉴스는 설명했다.
이 영상은 윌슨과 친구 사이인 A 씨(여)의 아들 데이비드 체임버스 씨(33)가 공개했다. 체임버스 씨는 몇 주 전 오초비에서 바비큐 파티를 즐기다 윌슨에게 영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윌슨은 이 영상을 수개월 전에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임버스 씨는 이 영상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플로리다 주 남부 지역에서 비단뱀이 초래하는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플로리다 주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뱀 6종 중 하나인 버마왕뱀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외래종인 버마왕뱀이 플로리다 주 남부의 대규모 습지대인 에버글레이즈 습지에 정착한 뒤 먹이사슬의 최정상을 차지하며 생태계 균형을 파괴하고 있는 것.
동남아시아의 열대 우림에 주로 서식하는 버마왕뱀은 길이 7.6m, 무게 180kg까지 자라며, 일생동안 성장한다. 특히 사냥 감각과 번식력이 뛰어나다. 이 뱀이 어떻게 플로리다 주에 정착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버마왕뱀이 애완용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이 지역에 유입됐다가 야생에 버려졌다는 설이 있다.
플로리다 주 습지대에 완벽하게 적응한 버마왕뱀이 생태계를 파괴하자 플로리다 어류 및 야생 동물 보호협회는 몇 년 전부터 버마왕뱀 사냥을 허용했다. 주 정부는 또한 버마왕뱀 사냥 대회를 열고 가장 큰 뱀을 잡은 사람과 가장 많은 뱀을 잡은 사람에게 상금을 주는 행사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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