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 주 페어헤이븐에 사는 고교 1년생 로드니 워튼 군(15)은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한 지 8일 뒤에 태어났다. 테러 공격을 받은 월드트레이드센터(WTC) 남쪽 타워 97층에서 일하고 있던 워튼 군의 아버지가 숨지자 의사들은 산모(워튼 군 어머니)에게 “정신적 충격 때문에 태아에 영향이 있을 수 있으니 예정일보다 일찍 제왕절개수술로 출산하는 게 좋겠다”고 권했다고 한다.
워튼 군은 자신의 방에 돌아가신 아버지 사진을 걸어놓고 있다. 아버지가 좋아했던 미식축구를 볼 때마다 아버지를 생각한다. 워튼 군은 “주위 분들로부터 ‘너는 아버지를 닮았구나’라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한 회사의 정보기술 담당 매니저로 일했던 아버지를 닮아서 컴퓨터도 잘 다룬다. 워튼 군은 “엄마가 아빠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만들어줬는데 그걸 보물처럼 간직했다가 9월 11일엔 하루 종일 입는다”고 말했다.
2002년 3월에 태어난 제이미 필라 양(14)도 9·11테러 때 WTC 북쪽 타워 86층에서 일하던 아버지를 잃었다. 어머니는 “필라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판박이다. 외모도 닮았고 롤러코스터 타기를 즐기고 농구와 테니스를 좋아하는 것도 똑같다”고 말했다. 필라 양도 워튼 군처럼 “내가 아빠의 장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고 아빠를 그대로 닮았다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아빠는 여러 분야에 적극적이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관대하고 친절한 분이었다고 들었다”며 “그런 아빠가 늘 그립다”고 덧붙였다. 필라 양은 아빠 사진이 담긴 목걸이를 늘 하고 다닌다.
뉴욕 지역 일간 뉴욕포스트는 4일 “필라 양은 11일 9·11테러 15주년 기념식 때 약 3000명의 희생자 이름을 호명하는 유가족 대표 중 한 명으로 뽑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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