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동해상으로 발사된 북한 탄도미사일 3발에 대해 일본 정부가 사전에 징후를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사일방어체계(MD) 보강론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북한 미사일이 자국 영역으로 날아올 경우 요격하는 파괴조치 명령을 지난달 8일부터 상시발령 체제로 전환하는 등 북한 미사일에 대한 경계 태세를 바짝 높였음에도 이번에도 발사 조짐을 파악하지 못했다. 특히 이번엔 3발 모두 1000km가량 날아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내 해상에 떨어지면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일본은 북한의 움직임을 미사일 발사 때 나오는 적외선을 탐지하는 미군 조기경보위성에 의존하고 있으나 이는 초동대응에 늦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의 도움을 받는 것도 여의치 않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을 매개로 북한 핵·미사일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나 직접 정보를 주고받는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은 체결돼 있지 않다. 사전 징후 포착에 실패한 일본과 달리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정황을 사전에 포착해 면밀하게 추적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언론은 6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MD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산케이신문은 “군사적으로 주목되는 것은 3발이 동시에 발사돼 거의 같은 지점에 낙하했다는 점”이라며 “북한이 일본 미국 한국의 MD 무력화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북한이 최근 일련의 미사일 발사로 요격을 피하는 실험을 반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복수의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하면 이지스함 1척으로 대응하는 것은 현격히 어려워진다”는 전문가 견해를 소개했다.
북한 미사일 위협 증가에 따라 일본이 군비 증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현재 4척인 이지스함을 8척으로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지스함에 장착된 요격 미사일의 고도를 현재의 300km에서 1000km로 높인 신형 미사일을 미국과 협력해 개발하고 있으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도 검토 중이다. 일본 방위성은 최근 내년도 예산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5조1685억 엔(약 55조3030억 원)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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