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에 청두에 온 이원석 씨(36)는 한국무역협회 청두대표처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씨의 사무실은 청두 번화가 중 하나인 춘시루(春熙路) 상권 35층에 자리하고 있다. 한국 기업과 쓰촨 기업 간 교류와 협력을 위해 관계를 맺어주는 것이 이 씨의 주요 업무다.
이 씨는 아직도 출근 첫날의 일들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올해 1월 사무실에 도착한 그는 휴대전화를 개통하러 청두의 ‘휴대전화 거리’인 타이성난루(太升南路)에 갔다. 인파로 붐비는 이 거리에는 이 씨가 알아들을 수 없는 쓰촨 사투리만 오가고 있었다.
이 씨는 “처음 청두에 왔을 때 조금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출장차 중국의 여러 도시를 방문했지만 한 도시에 상주하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 말도 잘 통하지 않고 수도·전기료 납부 방법도 몰랐던 그는 휴대전화 거리 앞에서도 진땀을 흘리며 당황했다.이 씨가 용기를 내 카운터에 다가가자 한 직원이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 이 씨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그 직원은 주변 동료들을 불러 모았고, 이들은 이 씨의 업무를 돕기 위해 노력했다. 이 씨는 “직원들이 아주 친절했고 많은 편의를 봐 주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와 달리 쓰촨인들은 한국인들에게 친절하다”고 말했다.
청두(成都)와 칭다오(靑島). 수천 리나 떨어져 있는 서로 다른 도시지만 발음이 유사해서 한국인 중에는 같은 도시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도시라는 것을 아는 사람 중에서도 청두에 대해 자세히 모르거나 편견을 가진 사람들도 적지 않다. 얼마 전 청두를 방문한 이 씨의 가족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 전까지 청두에 와본 적 없었던 가족들은 청두를 그저 중국 서부의 작은 도시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착륙과 동시에 청두의 규모와 현대화된 시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관광이나 비즈니스 목적으로 청두에 올 계획인 한국인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은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 씨는 “규모가 큰지, 한국 요리가 있는지 등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라고 권하고 싶다. 청두의 부대시설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에 절대로 뒤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현재 이 씨는 쓰촨의 생활과 업무에 완벽히 적응했다. 그는 이미 50여 개 한국 기업의 쓰촨 현지 조사를 도왔고 약 30개 쓰촨 기업의 한국 현지 조사를 성사시켰다. 올해 6월 이 씨는 한국 기업들을 도와 청두에서 한국상품전을 개최했다. 그중 한 한국미용기기 회사는 이 씨의 주선으로 쓰촨에서 합작사를 찾았다. 이 회사의 제품들은 이미 청두의 각 백화점 진열대에 올라와 있다. 이 씨와 같은 이들의 노력으로 올해 상반기(1∼6월) 한국과 쓰촨의 교역액은 22.5% 증가(한국무역협회 집계)했다. 쓰촨은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화시두시보 기자 류추펑(劉秋鳳) 사진 우샤오촨(吳小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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