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부어오른 다리,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이대로 살바엔 죽어버릴까 생각도 했다. 지난 35년간 비정상적인 크기의 다리로 생활해 온 로즈앤 스미스(Roseanne Smith·54) 여사 이야기다. 절망에 빠졌던 그녀가 5개월 전 한국을 찾았다. 희망을 갖고 한국의 의사에게 수술을 받으러 온 것이다. 지난 1일 매체 데일리스타가 스미스 씨 사연을 보도했다.
미국 텍사스주에 사는 로즈앤 스미스 씨. 그녀의 18세 어느 날 기억은 아직도 또렷하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오른쪽 발목 부위가 부어오른 것.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빠르게 부어오르더니 급기야 무릎까지 부어올랐다. 자신의 다리를 보면 거북이 등껍질, 나무 기둥, 코끼리 다리가 연상됐다고 한다. 최소 13kg 이상 오른쪽 다리가 더 무거웠다는 스미스 씨는 나중에는 지팡이가 없으면 절름거릴 정도로 걷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현지 의사는 스미스 씨에게 최종적으로 조발성 림프부종(10대에 발생하는 림프부종) 진단을 내렸다. 림프부종(lymphedema)은 주로 팔, 다리, 손, 얼굴 등에 조직 팽창을 유발하는 만성 림프계 질환으로 현대의학으로 불치병으로 알려져 있다. 한번 발생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고 서서히 악화되며, 미국에서는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이 거의 없다.
스미스 씨는 어느덧 사람들의 기피 대상이 됐다. 힐끔힐끔 쳐다보는 시선, 수군거림, 험담 그녀에겐 잔인한 기억으로 자리 잡았다. 결국 스스로의 모습을 부끄럽게 여겨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고 한때는 자살을 생각했었다고.
그렇게 낙심에 빠져 살던 스미스 씨는 우연히 줄기세포로 림프부종을 치료하고 있는 한국인 의사가 있다는 소식을 인터넷으로 접하게 됐다. 그리고 다시 희망을 꿈꾸게 됐다. 한국의 심영기 박사는 ‘림프부종 대가’로 손꼽히는 인물로 림프부종의 치료가 적극적이지 않은 탓에 선진국에서도 그를 종종 찾아온다고 한다.
자신의 딱한 처지를 알리며 2년 가까이 모금 활동을 펼쳤던 스미스 씨는 모아진 돈을 갖고 지난 4월 한국 땅을 밟았다. 정확한 진단 후 수술을 받았고, 그녀의 다리는 지금 절반 정도로 그 크기가 줄었다. 스미스 씨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다리를 끌지 않고 걸을 수 있었다. 새 삶을 찾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스미스 씨는 다리의 부기를 더 줄이기 위해 600파운드(한화 약 87만 원)가 드는 주사 치료를 매달 받아야 하는 상황. 현재 그녀는 한국에서 남은 치료 과정에 드는 8500파운드(한화 약 1250만 원)의 비용을 위해 웹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스미스 씨가 빨리 쾌차해 당당하게 걷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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