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부패 척결 과정에서 황싱궈(黃興國·62·사진) 톈진(天津) 시 대리 당서기 겸 시장이 10일 4대 직할시의 최고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낙마했다. 황 시장은 시 주석의 측근으로 알려진 데다 지금까지 승승장구했고 하루 전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해 비리 혐의로 갑자기 낙마하게 된 배경이 주목된다.
1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10일 황 시장을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엄중한 기율위반’은 통상적으로 부패를 뜻한다. 중국의 직할시는 베이징(北京), 톈진, 상하이(上海), 충칭(重慶) 등 4곳이다. 앞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 시 서기가 직권남용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낙마 시기는 시 주석 집권 전이다.
황 시장에 대한 조사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그는 9일 오전 ‘교사절’(스승의 날)을 하루 앞두고 톈진 시 우퉁(梧桐)중학교 교사와 학생을 만났으며 오후에는 후즈창(胡志强) 대만 국민당 부주석 등을 접견했다.
황 시장은 시 주석이 2002년 저장(浙江) 성 서기로 재직할 때 부성장을 맡아 시 주석의 측근으로 불렸다. 시 주석과 함께 근무한 기간은 1년가량으로 짧지만 저장 성의 시 주석 인맥을 지칭하는 ‘즈장신쥔(之江新軍)’의 일원으로 꼽힌다. 내년 제19차 당 대회에서 새로 선출되는 25명의 당 정치국원 후보로도 거론돼 왔다.
올해 1월에는 “시진핑 총서기라는 핵심을 지켜야 한다”며 지방정부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시 주석에 대한 충성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황 시장은 2007년 톈진 시 대리 시장에 이어 2008년 1월 이후 8년 8개월가량 톈진 시장을 맡아 왔다. 2014년 12월 쑨춘란(孫春蘭) 서기가 중앙통전부장으로 승진한 후 대리 당서기도 맡고 있다.
시 주석의 측근인 황 시장이 중앙기율위의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지난해 8월 12일 톈진 시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보관창고 폭발로 104명의 소방관을 포함해 173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이 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이 사고 후 그동안 톈진 시에서는 양둥량(楊棟梁) 상무부시장 겸 국가안전감독총국 국장을 포함해 30명 이상의 간부가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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