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의 참상을 가장 잘 표현한 ‘네이팜탄 소녀’ 사진을 둘러싼 페이스북과 노르웨이의 ‘전쟁’에서 페이스북이 백기를 들었다.
지난달 말 노르웨이 작가 톰 에옐란이 페이스북에 역사를 바꾼 7장의 전쟁 사진 중 하나로 이 사진을 게재하자 페이스북은 ‘어린이 누드 사진 게재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며 이 계정을 정지시켰다. 직후 누리꾼뿐만 아니라 노르웨이 언론과 정치권까지 가세해 페이스북을 맹비난했다.
노르웨이 최대 일간지 아프텐포스텐은 8일 신문 1면에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싣고 “페이스북은 아동 포르노와 유명한 전쟁 사진도 구분하지 못하느냐”고 질타했다.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도 항의의 표시로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네이팜탄 소녀 사진을 올렸으나 삭제됐다. 1972년 미군이 투하한 네이팜탄 때문에 옷에 불이 붙은 9세 소녀 킴 푹이 울부짖으며 알몸으로 뛰어가는 이 사진은 이듬해 언론의 최고 영예인 퓰리처상을 받았다.
결국 페이스북은 9일 성명을 내고 “이 사진의 역사적 중요성을 인정한다. 삭제됐던 게시물을 복원하겠다”며 결정을 번복했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전통적 미디어인 신문에 게재됐던 이 사진이 (뉴미디어인)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검열당한 것은 대단히 역설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