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군사 동맹’은 아니지만 밀접한 군사 협력을 위한 ‘군사 연맹’ 구축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양국 간 경제 밀월이 군사협력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중-러가 군사 연맹을 맺을 경우 중국은 신중국 성립 이후 견지해 온 ‘비동맹’ 원칙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군사 연맹 구상에 대한 중국 측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중국은 시베리아 가스 석유 공동 개발과 공급을 위해 러시아와 경제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군사 방면에서는 연례 해상 군사훈련과 상하이협력기구를 통한 훈련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일본과의 갈등 격화가 중-러 군사 협력 수준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하는 형국이다.
러시아 모스크바 고등경제대 동방학원(단과대학)의 알렉세이 마슬로프 원장은 “양국 간 군사 협력의 발전 추세는 경제 협력을 넘어서고 있다”며 “양국은 현재 ‘군사정치 연맹’ 형식의 협력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고 홍콩 밍(明)보가 12일 전했다. 그는 다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상설 조직이나 법률상의 기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슬로프 원장은 12~19일 남중국해에서 진행 중인 중-러 연례 연합 해상훈련인 ‘해상연합 2016년’도 앞으로 이 해역에서의 상호협력 확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중-러 양국은 2012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해군 연합 훈련을 서해와 블라디보스토크 앞바다 등에서 실시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5월에는 중국 해군이 흑해와 지중해까지 진출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과 신냉전 중인 러시아를 지원했다. 올해 러시아가 처음 남중국해에 ‘품앗이 출연’한 것은 미일의 견제에 공동 대응하고자 하는 중국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러시아 타스통신사의 군사전문가 빅토르 리토프킨 씨는 러시아 언론 인터뷰에서 “말라카 해협이나 남중국해가 중국의 관할로 들어오고 미국이나 다른 미 동맹국의 지배를 받지 않는 상황은 러시아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고 밍보는 전했다. 그는 “남중국해에 중국이 군사시설을 건설하면 미 군함의 출현을 저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는 지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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