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부가 ‘첫 부부싸움 전까지는 상자를 열어보지 말아라’는 메시지가 담긴 결혼 선물을 받았다. 그 동안 크고 작은 갈등이 있었지만 큰 문제 없이 지내 온 부부는 최근 9년 만에 선물 상자를 열어봤다. 내용물을 확인한 부부는 페이스북 페이지 ‘Love What Matters’에 해당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런데 이게 화제가 돼 미국 ABC뉴스 등 여러 매체가 이를 소개했다. 어떤 사연일까.
외신에 따르면 미국 미시건 주(州)에 사는 캐시-브랜던 건 부부는 지난 2007년 9월 1일 결혼식을 올렸다.
캐시의 고모할머니인 앨리슨은 당시 이 부부에게 특별한 결혼 축하 선물을 전했다. 상자 겉면에는 “첫 부부싸움을 할 때까지 열어보지 말거라”는 글귀가 대문자로 적혀 있었다.
캐시-브랜던 부부는 결혼 후 여러 차례 부부싸움을 했고, 관계를 포기하고 싶던 순간도 한두 번 있었다. 하지만 선물 상자는 열어 보지 않았다. 정말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다다랐을 때 열어보겠다는 약간의 고집스러운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혼 약 9년 만인 지난달 30일, 부부는 지인의 결혼 축하 선물을 생각하던 중 옷장 안에 먼지가 수북이 쌓인 채 있는 흰색 선물 상자를 떠올렸다. 그리고 ‘정말 행복한 결혼 생활의 열쇠는 저 상자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상자를 열어보기로 했다.
상자 안에서는 뜻밖의 물건들이 발견됐다.
와인 잔 2개와 꽃병, 목용용품, 현금 200달러(약 22만4000 원), 그리고 캐시-브랜던 각각의 이름이 적힌 쪽지였다.
캐시를 위한 쪽지에는 “이 돈을 갖고 나가서 피자나 새우같이 브랜던과 네가 좋아하는 무엇이든 사와라. 그리고 목욕물을 준비해라”는 내용이, 브랜던을 위한 쪽지에는 “이 돈으로 꽃과 와인 한 병을 사와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캐시-브랜던 부부는 고모할머니의 선물 상자에 ‘마법 같은 해결책(magic solution)’은 없었지만 부부 간에 관용과 인내, 이해, 타협이 중요한 열쇠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기엔 충분했다고 밝혔다. 부부가 올린 게시물은 약 3700회 공유되며 많은 이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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