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토는 누구도 한 뼘도 침범해서는 안 된다. 누구라도 우리를 건드리려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중국이 추석(15일)을 맞아 개봉한 6·25전쟁 영화 ‘나의 전쟁(我的戰爭)’의 홍보 영상에 등장한 한 출연자의 이런 외침은 당시 전쟁에 대한 중국인들의 왜곡된 시각을 그대로 드러낸다. 6·25전쟁은 중국이 침범당한 것이 아니라 북한이 남한을 침공해 일어났고, 중국은 그런 북한을 돕기 위해 참전했다는 역사적 사실과도 맞지 않는다.
6·25전쟁에 참여한 중국 문화선전공작단 단원들 간의 전우애와 사랑을 다룬 120분짜리 영화의 홍보 영상이 중국인들의 ‘과도한 애국주의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4∼5분 분량으로 중국판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쿠(優酷) 등에 올라온 몇 건의 홍보 영상은 문화선전공작단 출신의 한 할머니가 서울에 관광을 와 자신이 과거 “홍기(紅旗)를 들고 여기에 왔다” “여권이 필요 없었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또 다른 홍보 영상에서 참전 군인들은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돕는다’는 중국의 6·25전쟁 명칭) 전쟁에서 우리 모두 혈서를 쓰고 참여해 손에 든 무기도 없이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이겼다”고 외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애국주의 전파에 마지노선이 없는 것 같다”는 하얼빈사범대 역사학과 린치 교수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비판을 소개했다. 린 교수는 “일본인 노인단체 관광객이 난징(南京)에 와서 자신들이 70여 년 전 난징대학살 때 욱일기를 들고 왔었다고 말하면 어떤 생각이 들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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