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마약과의 전쟁을 나치학살에 비유… 국제여론 뭇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3일 03시 00분


“히틀러처럼… 마약중독자 300만명 죽이면 기쁠것”
獨-이스라엘 “용납못할 발언” “유대인 깎아내릴 뜻 없어” 사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이 마약과의 전쟁을 독일 나치 정권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에 비유한 데 대해 사과했다고 현지 GMA방송이 2일 보도했다.

 그는 이날 필리핀 중부 바콜로드 시에서 열린 한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독일인에 의해 살해된 600만 유대인에 대한 기억을 깎아내릴 의도가 결코 없었다”며 “유대인 사회에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두테르테 대통령은 “일부 비판 세력이 나를 ‘히틀러의 사촌’이라고 하지만 마약 중독자를 사살하는 것은 나라의 고질적인 문제를 도려내는 것이며 미래 세대를 지옥에서 구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돌프 히틀러가 유대인 300만 명을 학살했다”며 “필리핀을 파멸에서 구하기 위해 마약 중독자 300만 명을 죽이면 기쁠 것”이라고 문제의 발언을 했다고 AP통신이 2일 보도했다. 홀로코스트로 목숨을 잃은 유대인은 600만 명이다. 필리핀에서는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3개월 동안 마약 범죄 용의자 3500명 이상이 경찰 등에 의해 사살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홀로코스트를 거론하자 이스라엘 독일 미국 등 국제사회는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에마누엘 나숀 이스라엘 외교부 대변인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문제의 발언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널드 로더 세계유대인회의 회장은 “비인도적이고 인명을 경시하는 것”이라며 발언 철회와 함께 사과를 요구했다.

 독일 외교부는 독일 주재 필리핀대사를 불러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틴 셰퍼 독일 외교부 대변인은 “홀로코스트 만행을 다른 어떤 것에 비유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다마 디엥 유엔 사무총장 집단학살방지 특별자문관은 “모든 인류의 삶을 경멸하는 표현”이라며 “홀로코스트와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지부의 펠림 카인 부지부장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필리핀 정부에 원조 중단 가능성을 경고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패트릭 레이히 상원의원(민주당)도 미국이 필리핀 원조에 대한 추가 조건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1억7500만 달러(약 1932억 원)의 원조를 받는 등 경제 개발과 군비 증강을 해외 원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두테르테#마약#유대인#나치#학살#사과#필리핀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

댓글 5

추천 많은 댓글

  • 2016-10-03 09:16:54

    두테르테는 미친인간이지만 한국의 쓰레기야당과 종북집단에 대처하기위해선 이런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본다.

  • 2016-10-03 07:51:20

    두가야~ 할려면 소리안내고 해라 쨔쌰 온 동네방네 외지말고 쨔쌰 아이구 두야..

  • 2016-10-03 10:24:44

    입이 넘 싸다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