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 초전도 현상 규명… 양자컴퓨터 개발 가속 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5일 03시 00분


노벨물리학상 영국인 과학자 3명 공동수상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아주 얇은 물질세계에서 일상과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진다는 사실을 밝힌 영국 출신의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4일(현지 시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데이비드 사울레스 미국 워싱턴대 교수(82), 덩컨 홀데인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65), 마이클 코스털리츠 미국 브라운대 교수(73)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초전도체와 초유동체, 아주 얇은 자기필름과 같은 비정상 상태의 물질에서 일어나는 이상 현상들을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설명했다”고 상을 수여한 이유를 밝혔다.

 물질은 에너지의 높낮이에 따라서 고체와 액체, 기체 등으로 상변화(相變化)를 일으킨다. 일상공간인 3차원에서는 상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잘 알려져 있지만, 이들이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 전까지 1, 2차원의 상변화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았다. 1차원은 원자를 한 줄로 늘어뜨린 세계, 2차원은 원자를 평면에 배열한 미시세계다.

 세 사람은 1, 2차원에서는 3차원과는 상변화가 전혀 다르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혔다. 사울레스 교수와 코스털리츠 교수는 1972년 2차원 평면 위에서 상변화를 시도할 경우 소용돌이와 반소용돌이가 생기는 ‘KT상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홀데인 교수는 1차원 직선 위에서 원자의 스핀이 정수일 때와 반정수일 때 상변화 특징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해 1983년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전까지는 초전도성이 박막 안에서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 통념이었지만 이들의 연구로 극저온 상태에서는 박막에서도 초전도 현상이 생기는 것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

 박제근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1, 2차원 물질의 상변화 특성을 발견하면서, 과거에 주목받지 못했던 위상(位相) 상태 연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현철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는 “상변화를 연구하면, 기존엔 실리콘을 가지고 반도체를 만들던 데서 한 걸음 나아가 새로운 세대의 전자기기를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양자 컴퓨터에 적용하면 굉장히 오류가 적은 컴퓨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금 800만 크로네(약 11억 원) 중 절반은 사울레스 교수가, 나머지 절반은 홀데인 교수와 코스털리츠 교수가 공동으로 수상한다.

변지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he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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