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WTO) 3개 국제경제 기구의 수장(首長)들이 자유무역 확대 필요성을 호소하는 공동 기고문을 발표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김용 세계은행 총재,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 공동명의로 5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린 '모든 이들을 위해 무역을 작동하게 하는 방법'이란 글이다.
이들은 "무역에 대한 회의(懷疑)가 치솟고, 보호주의가 증가하고, 생산성 성장이 지체되고 있다"며 "저성장의 소용돌이와 보호주의 확산에서 벗어나려면 무역을 모두의 성장 엔진으로 삼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2012년 이후 세계 무역성장률이 연 3% 수준에 그쳐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십 년간 성장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사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낮은 무역성장률은 세계적으로 글로벌 투자가 줄고 경제성장률이 감소한 탓도 있지만 새로운 관세 또는 비관세 장벽의 설치에 따른 바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세계경제가 성장하려면 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한 각국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TO의 무역원활화협정(TFA)을 아직 비준하지 않은 국가들의 연내 비준을 촉구한 것은 그중 하나다. 이 협정은 개별 국가의 무역 비용을 최대 15%까지 줄여주고 무역 혜택이 더 많은 나라에 돌아가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서비스 분야에서 30~50%의 관세를 매기는 무역장벽의 철폐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세 수장은 실업과 임금 정체 같은 현실적 고통이 발생하고 있음을 인정한 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 차원의 교육과 직업훈련, 일시적인 소득 지원, 구직활동 지원을 제시하고 덴마크와 싱가포르, 한국을 성공 사례로 언급했다.
이들은 "무역을 모두를 위한 성장 엔진으로 변모시키고 세계적 빈곤 감소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역 통합을 다시 활성화해야 한다"면서 "경제적 개방성 확대와 이를 지지하는 개별 국가의 국내 정책이 결합할 때 비로소 무역이 번영의 공유와 증가라는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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