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후계 지명 연기說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NYT “내년 黨대회서 지명 안할듯”
‘10년 집권 불문율’ 깨질수도… 왕치산 유임 여부가 ‘시금석’

시진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후계자 지명을 늦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 시 주석이 내년 가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이하 19차 당대회)에서 후계자 지명을 하지 않고 미뤄 그의 집권을 연장하려 한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AFP통신은 8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시 주석의 공산당 총서기직을 유임시키는 방안이 논의된 점을 들어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부터 계속되어 온 ‘10년 집권’의 불문율이 깨질 수 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후계자 지명이 늦어지면 시 주석이 후보자들을 검증하는 시간을 벌어 차기 권력자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누가 후계자가 될지 정해지지 않는 데 따른 대가도 적지 않다. 최고 권력을 노리는 후보자들 간에 오랜 기간 과열 경쟁이 벌어질 수 있고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의 오랜 불문율인 ‘10년 임기’ 약속을 지킬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은 자신이 물러나면서 후임 권력자에게는 총서기와 국가주석을 한 차례 연임해 10년씩 집권하는 관례를 만들었다. 또한 최고지도부를 구성하는 정치국 상무위원에게 적용되는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 68세는 은퇴)’의 나이 규정을 뒀다. 따라서 내년 19차 당대회에선 현재 7명의 상무위원 가운데 시 주석(1953년생)과 리커창(李克强·1955년생)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나이 제한에 걸려 퇴임해야 한다. 20차 당대회가 열리는 2022년에는 시 주석도 69세가 돼 물러나야 한다.

 하지만 내년 당대회에서 왕치산(王岐山·1948년생)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유임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내년 68세가 되는 왕 서기가 유임되면 상무위원이 ‘7상8하’를 비켜가는 전례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시 주석에게도 2022년 당대회에서 상무위원이자 총서기직에서 물러나지 않을 수 있는 ‘핑곗거리’가 생기게 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시진핑#후계#왕치산#중국#당대회#지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