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작가 “밥 딜런 노벨문학상? 스티븐 킹은 로큰롤 명예의 전당 올라야”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0월 14일 11시 34분


대중가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는 밥 딜런.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로 포크음악의 대표주자였던 그는 대중음악을 통한 “시적 표현”을 커다란 가치로 인정받았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대중가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는 밥 딜런.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로 포크음악의 대표주자였던 그는 대중음악을 통한 “시적 표현”을 커다란 가치로 인정받았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문학가가 아닌 대중 가수로 유명한 밥 딜런(75·본명 로버트 앨런 지머먼)이 201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세계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작가 스티븐 킹과 조이스 캐럴 오츠, 인도계 영국인 작가 샐먼 루시디는 밥 딜런의 노벨상 수상을 환영했다. 특히 루시디는 트위터를 통해 “멋진 선택”이라며 “그리스 신화의 오르페우스부터 노래와 시는 긴밀하게 연결돼 왔다. 딜런은 음영 시인 역사의 찬란한 상속인”이라고 극찬했다.

또 이날 CBS 뉴스에 따르면 영국의 장르문학 작가로 판타지 소설 ‘황금 나침반’을 쓴 필립 풀먼 역시 밥 딜런의 수상을 환영했다. 그는 이번 수상이 향후 문학의 범위를 넓히는 결정이었다고 평가하며 트위터에서 “장르 문학 역시 ‘문학’으로서 상을 받게 될 가능성도 열리게 됐다”고 했다.

영국 싱어송라이터 빌리 브랙은 밥 딜런이 노벨상을 받을 만했다며 수상을 축하했다. 전 비틀스 멤버인 조지 해리슨 재단 공식 트위터에는 이번 수상을 축하하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밴드 심플리 레드의 믹 헉널은 “지구상에 밥 딜런 만큼 노벨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뮤지션은 없다. 그의 시와 멜로디는 사회를 변화하게 했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견해도 만만치 않았다. 이들은 대체로 밥 딜런이 뛰어난 싱어송라이터라고 인정하면서도 그가 ‘문학의 경지’에 도달했는가에 대해 의문을 드러냈다.

영화 ‘트레인스포팅(Trainspotting)’의 원작자인 스코틀랜드 작가 어빈 웰시는 트위터에 “딜런의 팬”이라면서도 “이번 수상은 노망나 횡설수설하는 히피의 썩은 전립선에서 튀어나온 노스탤지어”이라고 신랄하게 비꼬았다. 이어 “음악 팬이라면 사전을 펴놓고 ‘음악’과 ‘문학’을 비교하고 대조해 봐라”고 했다.

미국 작가 제이슨 핀터는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으면, 스티븐 킹은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올라야 한다”고 비꼬았다. 영국 작가 하리 쿤즈루도 “오바마에게 ‘부시와 다르다’고 노벨평화상을 준 이래로 가장 믿기 힘든 노벨상 수상”이라고 놀라워했다.

또 레바논계 미국 작가 라비 알라메딘은 “밥 딜런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미세스필즈쿠키(미국의 유명 과자 체인)’가 미슐랭 3 스타를 받은 것과 같다. 윈스턴 처칠 때만큼이나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윈스턴 처칠은 1953년 정치가로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몇몇 작가들은 밥 딜런의 수상을 에둘러 비난했다. 미국의 게리 슈타인하르트는 “노벨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 책 읽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라고 조롱했고, 조디 피코는 “밥 딜런이 상을 받아 행복하다”며 “나도 그래미상을 탈 수 있다는 뜻이지?(#ButDoesThisMeanICanWinAGrammy?)”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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