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으로 악명이 높아 ‘정글’로 불리는 프랑스의 칼레 난민촌이 24일 본격적인 난민 이송 및 폐쇄 절차에 돌입했다.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경 난민들을 실은 첫 버스가 난민촌을 떠났다. 두툼한 점퍼와 모자를 눌러쓴 난민들은 짐이 가득 든 여행 가방과 배낭을 이거나 끌고 버스에 올랐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하루 2500명을 이송하기로 하고 60대의 버스를 마련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송을 거부하는 난민들의 난동을 우려해 경찰 1250명을 투입했지만 우려했던 충돌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프랑스는 난민촌에 거주하는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 난민 6486명(구호단체 추산 8300여 명)을 전국 난민시설에 분산 수용할 계획이다. 난민들은 옮겨간 시설에서 최대 4개월 동안 머무를 수 있다. 이곳에서 난민 자격을 신청한 뒤 난민 자격을 얻지 못하면 출신 국가로 되돌아가야 한다.
난민들은 본국 송환 가능성 등 불투명한 미래로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칼레에서 8개월간 지냈다는 와히드 씨(20)는 “이곳에서 동물같이 살았지만 그래도 영국에 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견뎌왔는데 이제는 기대가 사라졌다”고 슬퍼했다.
도버 해협을 사이에 두고 영국을 마주 보는 항구도시인 칼레는 지난해 초부터 임금이 높고 일자리를 구하기 쉬운 영국으로 들어가려는 난민들이 몰리면서 무허가 대형 난민촌이 형성됐다. 프랑스 정부는 앞으로 일주일 안에 난민촌 철거 작업을 마칠 계획이지만 일부 난민들이 거세게 반대하고 있어 충돌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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