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시카고 컵스 팬? 뉴욕 양키스 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5일 14시 39분



표심을 잡기 위한 연기일까, 평생을 바친 팬심일까?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를 찍은 한 장의 사진이 야구팬 사이에서 화제다. 사진 속에서 힐러리는 비행기 안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경악하고 있다. 힐러리의 언론담당 보좌관 믹 메릴은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보고 일과를 마치는 모습'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힐러리는 컵스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고 2년이 지난 1947년 시카고 교외에서 태어났다. 또래의 아이들이 그렇듯 컵스의 경기를 보면서 자란 힐러리는 "종종 내 인내심을 시험하긴 했지만, 늘 컵스를 좋아했다"고 말해왔다. 힐러리는 회고록에서도 "당시 우리 동네에서 라이벌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응원하는 건 거의 신성모독의 범죄였다"며 컵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힐러리는 뉴욕 상원 선거운동을 치르던 2000년 뉴욕 양키스 모자를 쓰고 유세를 했었다. 당시 힐러리는 "어린 시절 컵스와 양키스를 같이 응원했다. 아메리칸 리그에 응원할 팀이 하나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선거 캠페인은 항상 포스트시즌과 시기가 겹쳐 야구는 선거운동의 중요한 소재가 되곤 한다. 2008년 필라델피아와 템파베이가 맞붙은 월드시리즈에서 오바마는 "(응원팀인)화이트 삭스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해 필라델피아를 응원하러 왔다"며 필라델피아 응원석에 앉아 경기를 봤다. 하지만 10일도 지나지 않아 플로리다 유세지에서는 "모히칸 헤어스타일(당시 템파베이 극성팬 사이에서 유행)을 할까 고민 중"이라고 농담을 했다. 그의 경쟁자였던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는 "필라델피아에서 캠페인을 하면 필라델피아를, 템파베이에서 캠페인을하면 템파베이를 응원한다"며 오바마를 비판했다.

힐러리가 양키스의 팬인지, 컵스의 팬인지는 힐러리만이 알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가 클리블랜드 표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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