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vs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정치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7일 1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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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클린턴 캠프의 정책자문연들 ‘기고문 대결’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의 ‘바보야, 문제는 경제가 아니야. 정치적 교착 상태야’ 라는 제목의 기고문.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 캡처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의 ‘바보야, 문제는 경제가 아니야. 정치적 교착 상태야’ 라는 제목의 기고문.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 캡처

부형권 뉴욕 특파원
부형권 뉴욕 특파원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런 구호를 앞세워 공화당의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을 이겼다. 24년 후 같은 자리에 선 부인 힐러리 클린턴은 "정치가 더 문제"라며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문제는 경제야"를 외치는 쪽은 기업인 출신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다.

양쪽 캠프의 정책자문역들은 25일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정치냐, 경제냐를 놓고 '기고문 대결'을 펼쳤다. 클린턴의 비공식 자문역인 연방제도이사회(Fed·연준) 부의장 출신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는 '바보야, 문제는 경제가 아니야. 정치적 교착 상태야'라는 제목의 글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미국인들이 나라가 잘못 가고 있다고 느끼는 건 경제가 아닌 정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소비자신뢰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상태로 회복됐다. 실업률 빈곤가정비율 등은 크게 떨어지고 주가 실질임금 같은 지표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그런데도 '나라가 잘못 가고 있다'고 느끼는 국민이 64%나 되는 건 다 정치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는 "(공화당이 승리한) 2010년 중간선거 이후 미국 정치는 당리당략 때문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특히 (야당이자 다수당인) 공화당이 거의 모든 일에 반대만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 이런 공화당을 심판해 달라는 얘기다.

트럼프의 정책자문역인 윌버 로스(억만장자 개인투자자)와 피터 나바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트럼프를 찍는 건 성장을 위한 한 표'라는 공동 기고문을 통해 "이번 대선의 핵심은 누가 미국 경제를 다시 성장하게 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클린턴 측의 '정치 우선론'을 반박했다.

이들은 "(세금을 올리고 규제만 늘리는) 클린턴을 선택하면 오바마노믹스(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의 고통을 계속 겪게 될 뿐"이라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 경제성장률이 지금의 2배가 되고, 2500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며, 실질임금도 오르고, 재정수입도 수조 달러(수천조 원)가 더 확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감세 정책 하나만 보고 '그가 집권하면 국가 재정이 나빠질 것'이라고 비판하는데 그건 트럼프의 전체 경제 공약을 보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중산층을 위해 세금을 감면할 뿐만 아니라 규제를 혁파하고, 에너지 산업을 부흥시키고, 환율 조작 같은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것이란 설명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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