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맹렬한 추격전… 선거인단은 여전히 클린턴 우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3일 03시 00분


美 대선 좁혀지는 격차

 미국 대선을 불과 6일 앞둔 2일 현재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측이 보는 판세 분석은 판이하다. 클린턴의 개인 e메일 사용에 대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추가 조사에도 최종 승패를 결정하는 대의원 확보 수 추정에선 클린턴이 여전히 앞서고 있다. 하지만 클린턴의 동력은 크게 약화된 반면 트럼프의 상승세는 뚜렷하다. 남은 시간 트럼프가 얼마나 클린턴을 추격하는지가 관건이라는 뜻이다.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가 1일 발표한 여론조사(10월 27∼30일 실시·1128명)에서 트럼프의 지지율(46%)이 클린턴(45%)을 5개월 만에 앞질렀지만 예상 선거인단 수는 클린턴 279명, 트럼프 180명으로 여전히 차이가 크다.

 
대선 족집게란 평가를 받아 온 신용평가회사 무디스 애널리틱스도 ‘클린턴 332명, 트럼프 206명’으로 클린턴의 대승을 예고했다. 선거 예측 전문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도 1일 현재 ‘259(클린턴) 대 164(트럼프)’로, 유명한 선거분석가 네이트 실버가 운영하는 사이트 ‘538’도 ‘303.1(클린턴) 대 233.7(트럼프)’ 비율로 클린턴이 크게 앞서고 있다.

 하지만 클린턴 캠프를 긴장시키는 것은 선거 판의 추세와 흐름이다. 최근 일관되게 트럼프 우세를 전망해 온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남캘리포니아대(USC) 공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FBI의 추가 조사 발표일인 지난달 29일 지지율 46%로 클린턴(44.1%)을 앞섰고 30일 46.6% 대 43.2%, 31일 46.9% 대 43.3%로 격차를 계속 벌려 나가고 있다.

 RCP의 경합주 판세에서도 클린턴 우세가 혼전으로, 혼전 지역은 트럼프 우세로 속속 바뀌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1일 “경합주로 분류됐던 6곳인 아이오와, 오하이오, 메인, 플로리다,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이제 우리(트럼프)에게 넘어왔다. 하지만 이 6곳을 다 이겨도 선거인단 확보 숫자는 266명으로 과반(270명)에 4명이 모자란다. 이제 근소한 열세를 보여 온 뉴햄프셔, 콜로라도, 펜실베이니아 중 1곳만 이기자. 그러면 이긴다”고 밝혔다. 앞으로 이 3개 주에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경합주들은 한 곳이 역전되면 다른 곳도 넘어갈 가능성이 항상 있다. FBI의 추가 조사가 ‘클린턴이 당선되면 정치적 혼란과 헌정 위기가 계속될 수 있다’는 인식을 주면서 판세 변화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클린턴캠프의 로비 무크 캠페인매니저는 1일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가 트럼프로 넘어가는 것 같다. 트럼프가 승리할 수도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고 경계심을 보이며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금융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가 전 거래일보다 8.79% 오른 18.56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뉴욕증시도 1일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대형주 중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68% 하락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멕시코 페소화의 가치는 이날 영국 외환시장에서 2.02% 떨어졌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면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멕시코와 미국 사이에 장벽을 쌓겠다고 밝혀 왔기 때문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조은아 기자

#트럼프#미국대선#경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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