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인니 대통령 “아이패드 갖고 있지만, 휴대전화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6일 22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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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보급률이 99.7%인 인도네시아 실정을 고려하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호주 방문을 앞두고 가진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와의 5일자 인터뷰에서 "나는 아이패드(태블릿PC)는 갖고 있다. 하지만 휴대전화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호주 정부로부터 (조코위 대통령의) 휴대전화를 도청하지 않는다는 확답을 받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호주 정부는 과거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 최고위 인사들의 전화를 도청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의 비밀문건 폭로를 통해 2013년 11월 호주 정보기관들이 당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 부부 등을 도청하려던 사실이 드러나 안보협력이 중단되는 등 파문이 일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몇 가지 민감한 문제가 남았지만 호주와 인도네시아는 상당 부분 신뢰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은 6일부터 사흘간 호주 방문 공식 일정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4일 수도 자카르타에서 무슬림단체 이슬람방어전선(FPI)이 주도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호주 방문을 잠정 연기했다. 시위대 15만 명은 화교 출신 기독교도인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 자카르타 주지사가 최근 연설에서 이슬람 경전인 꾸란 구절을 인용했다며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무슬림이 아닌 사람이 꾸란을 암송하는 것 자체가 신성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번 시위가 화교 학살로 확산되는 것을 우려해 호주 방문을 잠정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에 전국적인 폭동이 일어나 2000명 이상의 화교가 학살된 적이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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