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시두스보]쓰촨의 한국인…미녀 찾아 청두 정착한 김영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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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 퉁즈린(桐梓林)은 외국인 밀집 지역 중 하나다. 1일 오후, 기자가 퉁즈린의 한 한국식당에서 만난 한국인 김영호 씨는 큰 키에 쌍꺼풀이 없는 눈,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하는 쾌활한 27세의 사내였다. 그는 “청두에 오기 전에 이 곳에는 미녀가 많고 생활도 매우 여유롭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청두에 1년간 머문 결과 그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청두 여성을 만나 정착할 예정이다.

무협영화 즐겨보는 류이페이의 광팬


“한국에 있을 때부터 중국의 무협영화를 즐겨 봤다. 특히 류이페이(劉亦菲)의 신조협려(神雕俠侶)를 좋아했다.” 김 씨에게 류이페이는 ‘여신’이었다. 2013년 그는 베이징외국어대에서 한 학기 동안 교환학생으로 있었다. 베이징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그 곳에 사는 류이페이와의 우연한 만남을 기대한 때문이다. 그러나 류이페이가 배우 송승헌을 만나 한국으로 갔다는 소식을 접하고 많이 실망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요식업을 전공한 그는 갓 중국에 왔을 때 중국어라고는 ‘니하오’ 밖에 몰랐다. 3년 만에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비결에 대해 그는 “방과 후에도 매일 단어를 외웠다. 중국 친구들을 많이 사귄 것도 비결 중 하나다”고 말했다.

상상과 너무도 달랐던 청두의 첫 인상

바쁜 베이징 생활에 회의를 느끼던 김 씨는 선배의 추천으로 청두로 향했다. 대부분 한국인들은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에 몰려 있다. 그 역시 청두는 생소했다. 매우 낙후한 곳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청두에 첫 발을 디뎠을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청두가 이토록 깨끗하고 현대적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김 씨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삼국지를 좋아해서 청두에 꼭 와보고 싶었는데, 청두의 문화 배경, 경제 발전과 여유로운 생활을 접하고 나니 남고 싶어졌다”고 전했다.

청두서 창업과 결혼이 꿈

김 씨의 목표는 중국에서 자기 사업체를 갖는 것이었다. 그는 7개월간의 노력 끝에 올해 5월 친구와 한국식당을 개업했다. 김 씨는 “사업은 그 자체로 힘들다. 특히 외국에서 사업하기는 더 힘들다”고 털어놨다. 가게 임대와 숙소, 인테리어 등의 문제는 잘 풀렸지만 문화적 차이는 쉽지 않은 난관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한국의 제조방식과 전문설비로 양조한 맥주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그는 광저우까지 가서 맥주설비를 구해왔다.

가게가 자리를 잡자 2번째 목표가 생겼다. 하나는 장사가 더 잘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는 것이다.
 
화시두스보 기자 류추펑(劉秋鳳)
 
인턴기자 리레이(李뢰)
#청두#퉁즈린#류이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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