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70)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를 도입하는 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분명히 했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는 대통령 연봉으로 1달러(약 1170원)만 받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는 13일 공개된 미 CBS방송의 ‘60분’ 인터뷰에서 “그녀가 몇 가지 잘못은 했지만 나는 그들을 다치게 하고 싶지는 않다. 그들은 매우 좋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서 개인 e메일 사용과 클린턴재단 의혹에 대해 “감옥에 보내 버리겠다”며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핏대를 세웠지만 당선 후 입장이 180도 변한 것이다.
11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녹화된 인터뷰에서 그는 승리가 결정된 후 클린턴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소개하며 “그것은 매우 힘든 전화였을 것이다. 하지만 클린턴은 ‘축하해요, 도널드, 잘했어요’라고 말했고 나는 ‘매우 감사하다. 당신은 진정 훌륭한 경쟁자였다’고 답해 줬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에 대해 “후회는 없지만 좀 더 부드럽게, 점잖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한다”고 후회하는 제스처도 보였다.
자신에 대한 클린턴 지지자들의 거센 반대 시위에 대해서는 “내가 떨어졌어도 내 지지자들이 거리로 뛰쳐나갔을 텐데 그러면 아마 모든 사람이 ‘끔찍한 상황’이라고 씹어 댔을 것”이라며 “이중 잣대가 있다”고 푸념했다.
트럼프는 공석인 대법관에는 낙태에 반대하는 보수적 대법관을 지명할 것이며 불법이민 중 범죄자를 우선 추방하는 정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전체 약 1100만 명의) 불법이민자 가운데 200만∼300만 명에 달하는 범죄자, 범죄기록 보유자, 범죄집단 조직원, 마약거래상을 추방하거나 감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멕시코 사이 국경에 장벽을 건설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장벽을 건설하나 일부는 울타리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자신의 연봉에 대해서는 “나는 1년에 1달러만 가져갈 것”이라며 “연봉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 연봉은 40만 달러(약 4억7000만 원)이다.
부인 멜라니아가 “내 조언을 많이 듣기는 하는데 결국 마지막에는 본인 원하는 대로 한다”고 푸념하자 트럼프는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대선 출마에 관해 한 사람씩 동의를 받았고 모두 합의를 이룬 뒤 출마를 결심했다”고 해명했다.
자녀들은 새 내각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함께 출연한 차남 에릭은 “우리들(자녀들)은 기업을 돌볼 것”이라고 말했고 장녀 이방카는 “아버지의 딸로 남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장관 하마평에 오르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13일 A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가 재산을 백지신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같은 날 CNN에 나와선 “트럼프의 사업을 자녀들에게서 빼앗아 ‘관계없는 사람(independent person)’들에게 넘기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해 같은 사안을 놓고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였다. 그만큼 이 문제가 트럼프와 가족들에게 예민한 사안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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