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국무장관에 ‘정적’ 롬니 부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9일 03시 00분


줄리아니-볼턴 등은 당내 반발 커… 트럼프, 20일 롬니 만나 입각 논의
법무장관에 강경파 세션스 의원… CIA국장엔 反이란 폼페오 지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무장관 후보로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사진)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롬니 전 주지사는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라는 점에서 워싱턴 정가는 당혹해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일(현지 시간) 뉴저지 주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서 롬니 전 주지사를 만나 입각 여부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CNN은 “롬니 전 주지사가 국무장관 후보로 급부상했고 롬니 본인도 이를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트럼프가 대선 기간 납세 기록을 공개하지 않자 탈세 의혹을 제기했고 사기꾼이라는 험한 표현까지 써가며 트럼프를 맹비난했다. 하지만 대선 후에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했고 트럼프도 “참 잘된 일”이라며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현해 두 사람 사이에 앙금이 해소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롬니가 국무장관 후보로 부상한 데에는 강경 보수파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나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 등 기존 국무장관 후보군에 대해 외교 경험이 일천하거나 지나치게 강경파라는 점에서 당내 반발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무장관 청문회를 담당하는 상원 외교위원회 랜드 폴 상원의원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줄리아니와 볼턴의 인준을 막기 위해 뭐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법무장관으로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앨라배마)을,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마이크 폼페오 하원의원(캔자스)을 지명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 전했다. 상원 법사위원회 소속 세션스는 트럼프의 강경 이민 정책을 지지해 왔으며 유력한 국방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다. 과거 유력 흑인인권단체를 “비(非)미국적이다”라고 폄하한 전력이 드러나 구설수에 오른 상태다. 폼페오는 ‘벵가지 사건 특별조사위원회’ 출신으로 대표적인 이란 핵 협상 강경 반대파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한기재 기자
#트럼프#롬니#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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