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訪美 한국대표단 만나
한미관계에 첫 ‘vital’ 표현 사용 “양국정상회담 중요” 원론적 답변
방위비 분담-사드 구체적 거론 안돼
도널드 트럼프 백악관의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인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사진)은 한미 관계와 관련해 “핵심동맹(vital alliance)인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북핵 문제를 우선순위로 다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플린 내정자는 18일 조태용 대통령국가안보실 1차장 등 방미 중인 한국대표단을 뉴욕의 한 호텔에서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조 차장이 전했다. 플린이 말한 ‘핵심동맹’은 그동안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한미관계를 언급할 때 사용하지 않던 표현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한국과의 동맹관계를 ‘린치핀(linchpin·핵심 축)’이라고 즐겨 비유했다.
예비역 3성 장군으로 트럼프 사단에서도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플린은 북핵 문제에 대해 “북한 위협이 커졌다. 차기 행정부에서 북핵 문제를 우선순위로 한미 간 긴밀한 협의하에 다루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 조 차장은 “북한과의 대화가 비핵화의 방향으로 가야지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식의 대화는 될 수 없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대화가 어렵다는 인식을 플린 내정자와 같이했다”고 전했다.
조 차장은 “북한 행태를 보면 역대로 미국의 행정부 교체기에 전략적 도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럴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곧바로 대응해야 할 수도 있는데 그 전에 한국 정부의 정책과 입장을 미리 설명함으로써 빈틈없는 공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면담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은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 조 차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트럼프 정부 취임 100일, 200일 우선순위 리스트가 나오고 있는데 거기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이 들어 있지만 한미 FTA는 없는 것 같다. 이번에 한미 FTA를 재협상하자는 이야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다른 리더십 공백으로 트럼프 당선인 취임 후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지연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플린은 “한미 정상 간의 만남 자체가 중요하다”고 원론적으로 말했다고 조 차장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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