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토안보부 장관에 反이민 강경론자 유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3일 03시 00분


코박 캔자스州 총무장관 급부상… 부시정부때 출입국등록제 입안
무슬림 남성 지문등록 의무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국토안보부(DHS) 장관에 출입국관리 강경론자인 크리스 코박 캔자스 주 총무장관(50·사진)이 임명될 경우 트럼프의 반(反)이민·반무슬림 공약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박은 20일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내셔널 골프클럽 앞에서 면접을 앞두고 트럼프 당선인과 악수를 나눴는데 이때 코박의 왼손에 들려 있던 문서에 ‘취임 첫해 코박의 DHS 전략 계획’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AP는 자사 사진기자가 찍은 관련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하버드대와 옥스퍼드대를 거쳐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코박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이던 2002년 도입된 ‘국가안보출입국등록제(NSEERS)’의 초안을 마련한 사람이다. 이 제도는 중동을 포함해 테러행위가 우려되는 국가 출신의 여행목적 입국자 가운데 16∼45세 남성들의 지문 등록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모든 무슬림 남성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간주한다는 비난 끝에 2011년 4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 폐지됐다.

 이날 코박이 들고 있던 문서에는 NSEERS를 보완해 재도입할 것과 시리아 난민의 미국 유입 완전 차단,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대책도 언급돼 있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코박은 과거 경찰에 불법 체류자 단속권을 준 애리조나와 앨라배마 주 이민법을 설계했다.

 트럼프가 면접한 다른 국토안보부 장관 후보들도 있다. 남부통합군 사령관으로 있다가 올해 예편한 예비역 해병대 대장 존 켈리(66)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을 지낸 프랜시스 타운센드(55)다.

 한편 300만 명에 이르는 미등록 이민자를 미국에서 추방하겠다는 트럼프의 할아버지가 조국인 독일에서 추방된 이주민임을 입증하는 문서가 발견됐다고 독일 일간지 빌트가 21일 보도했다.

 라인란트팔츠 주 칼슈타트에서 1869년 태어난 프리드리히는 1885년 골드러시를 틈타 미국으로 이주해 큰돈을 벌었다. 하지만 부인인 엘리자베트의 향수병이 심해지자 독일로 귀국했으나 프리드리히가 미국으로의 이주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방명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코박#캔자스주#부시#무슬림#지문등록#트럼프#행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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