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44·사진)를 차기 유엔주재 미국대사로 결정하고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헤일리 주지사는 공화당 경선에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을 지지하며 트럼프의 이민정책을 비판했다. 자신과 반대편에 선 헤일리를 요직인 유엔대사에 지명하기로 한 것은 백인과 남성 중심의 발탁에 대한 비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헤일리 주지사는 인도계 미국인이다.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AP에 “유엔대사는 각료급으로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역대 대통령 중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장관으로 대우하는 각료급으로 정한 대통령이 있긴 했지만 공화당 출신 대통령에게는 그런 전통이 약했다. 헤일리 주지사가 상원 인준을 받아 차기 대사로 공식 확정되면 각료 중 첫 여성이자 첫 유색인종 인사가 된다.
헤일리 주지사는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이민 온 인도 시크교도 가문에서 자랐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소도시에서 태어나 같은 주 클렘슨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했다. 졸업한 뒤 환경 분야 회사에서 일하다 의류 회사와 지역 상공회의소를 거쳐 2004년 주 하원의원이 됐다. 공화당 ‘티파티’ 지지를 받아 2010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최초의 여성 주지사로 당선됐다. 올해 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반박하는 연설을 해 ‘공화당의 여성 오바마’로 불렸다. 헤일리 주지사는 지난주 트럼프와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만난 뒤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해 각료로 인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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