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이 법인세 인하 경쟁을 하고 있다. 유럽 전체 경제권을 보호하려는 유럽연합(EU)과 독일이 제동을 걸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기업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건 이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헝가리 정부는 내년부터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법인세를 10~19%에서 9% 단일 세율로 인하하도록 법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EU 회원국 중 가장 낮은 불가리아(10%)보다 낮은 수치다. 이는 세율을 낮춰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구상에 따른 것이다. FT는 "법인세 인하 조치로 헝가리 중소기업과 연 수익이 200만 유로(약 25억 원)를 넘는 다국적 기업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U는 지난 8월 애플이 법인세가 낮은 아일랜드(12.5%)에 투자해 조세를 회피했다며 130억 유로(약 16조25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상당수 유럽 국가들은 오히려 애플 유치로 일자리 5500명이 생긴 아일랜드를 부러워하는 분위기다.
2008년 28%였던 법인세율을 지난해 20%로 낮춘 영국은 2020년까지 17%로 더 낮출 계획이다. 이에 더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1일 법인세 인하 시기를 앞당기거나 법인세율을 더 낮출 것을 시사했다. 주요 20개국(G20) 중 법인세율을 최저 수준으로 낮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인한 기업들의 이탈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도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15%로 낮추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독일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이 "우리 스스로 덤핑 경쟁에 불을 붙여서는 안 된다"며 영국을 맹비난했지만 당장 독일 자동차 회사들부터 헝가리에서 상당한 보조금과 세금 감면 혜택을 받고 있다.
이런 유럽 추세와 달리 한국은 야당을 중심으로 법인세를 현행 22%에서 25%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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