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카슨 주택장관 지명도 고려
“하나의 나라로” 추수감사절 메시지
“트럼프, 미국 통합할 것” 43%… CNN 여론조사서 긍정 답변 늘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여성 2명을 잇달아 장관급으로 지명한 데 이어 흑인 장관 지명도 고려하고 있다. 백인 남성 일색에서 벗어나 트럼프식 인사의 다양성을 보여 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23일 교육 운동가인 베치 디보스를 교육장관에 내정했다. 이에 앞서 인도계인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장관급인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발탁했다. 이로써 트럼프가 지금까지 낙점한 차기 행정부의 각료급 인사 7명 중 2명이 여성이 됐다.
트럼프 정권인수위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성공한 여성 사업가”(디보스) “인도인 이민자의 딸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첫 여성 주지사이자 현직 최연소 주지사”(헤일리)라며 이들의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억만장자 사업가인 디보스는 그동안 학교 선택권을 강조하는 바우처 제도와 자율형 공립학교(차터스쿨) 확대를 주장하는 단체와 일해 와 공교육 경쟁력 강화를 주장해 온 트럼프의 ‘교육 코드’와 일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보스는 공화당 경선에선 헤일리처럼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지지했다. 공화당 전당대회에선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를 밀기도 했다. 트럼프와 여전히 불편한 관계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트위터에 “디보스를 교육장관에 발탁한 것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라며 트럼프를 치켜세웠다. 국무장관을 정하기도 전에 헤일리를 유엔 대사로 내정한 데 대해서도 유엔 내부에선 “대선 후보 트럼프와 당선인 트럼프는 180도 다른 사람 같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는 또 이날 트위터에서 “(경선 경쟁자였던 흑인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을 주택도시개발장관으로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카슨은 트럼프 행정부 불참 의사를 밝혔다가 20일 “매우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카슨이 장관에 기용된다면 트럼프가 중장 출신 마이클 플린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하고 4성 장군 출신 제임스 매티스를 국방장관 후보로 검토하는 등 군(軍) 장성 출신 백인을 선호한다는 평가에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가 미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24일) 연휴를 앞두고 다양성이 돋보이는 인선 계획을 발표한 것은 “트럼프가 사회 통합에 나서고 있다”라는 이슈가 ‘칠면조 식탁’에 오르게 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CNN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17∼20일 실시)에 따르면 ‘트럼프가 미국을 통합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43%가 ‘그렇다’, 5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7월 CNN의 같은 질문에 ‘그렇다’가 33%, ‘그렇지 않다’가 66%였던 데 비하면 트럼프의 통합 행보에 긍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분열을 치유하고 공동의 목표, 공동의 결의를 가지고 더 튼튼해진 하나의 나라로서 전진해 나가길 기도한다”라며 통합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막 길고 치열한 선거운동을 끝냈다. 감정은 그대로이고 긴장은 하룻밤 사이에 치유되지 않는다”라며 대선 후유증을 인정하면서도 “워싱턴에 진정한 변화를, 우리 도시에 진정한 안전을, 지역 사회에 진정한 번영을 가져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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