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1차경선 1위 피용 ‘친러’… 결선투표 앞두고 응원 나서
FT “푸틴 지원 되레 역효과” 피용 “러 위험한 국가” 거리두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 이어 프랑스 대선에서도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푸틴 대통령은 23일 프랑스 공화당 대선 1차 경선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한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를 “강하고 일관성 있는 주장을 펼쳐 힘든 협상 상대다. 하지만 프로에다 품격 있는 사람”이라고 극찬했다. 둘은 2008∼2012년 양국의 총리를 지내며 함께 조깅을 할 정도로 친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피용은 이번 당내 경선에서 다른 공화당 후보와 달리 친(親)러시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강제 병합 이후 시작된 대(對)러시아 제재를 풀고 시리아 내전에서도 시리아 정부군을 돕는 러시아와 공동으로 ‘이슬람국가(IS)’ 퇴치 작전을 벌이자고 주장한다.
푸틴의 피용 지원 사격은 27일 결선 투표를 앞둔 공화당 대선 경선 마지막 토론에서 논란이 됐다. 1차 경선에서 2위를 한 알랭 쥐페 전 총리는 “피용이 푸틴과 너무 친해 보인다. 푸틴과 시리아 정부가 주도하는 시리아 알레포 공습은 범죄”라고 비판했다.
미국 대선과 비교하면 푸틴과의 관계 개선을 주장하는 피용은 도널드 트럼프, 푸틴에 맞선 쥐페는 힐러리 클린턴을 연상시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러시아에 대한 적개심이 퍼져 있는 프랑스에서 푸틴의 피용 지원은 피용에겐 악재가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피용은 “러시아는 위험한 국가 중 하나”라며 거리 두기에 나섰다.
27일 피용이 공화당 후보에 당선되면 푸틴으로서는 또 하나의 꽃놀이패를 쥐게 된다. 이미 결선 진출이 유력한 극우 성향의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대표는 “당선 이후 트럼프, 푸틴과 삼각 편대를 이루겠다”라고 공언했다. 피용과 르펜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그동안 러시아를 강하게 몰아붙여온 독일-영국-프랑스 삼각 편대가 깨질 수 있다. 프랑스만 러시아 쪽으로 돌아서면 러시아에 우호적인 이탈리아와 함께 공동 전선을 펼 수 있다.
독일도 피용의 친러시아 성향을 불편해한다. 독일 언론들은 피용이 선거 캠페인 책자에 동독과 서독으로 분할된 26년 전 독일 지도를 실은 것을 문제 삼으며 “푸틴이 보면 아주 행복할 지도”라고 꼬집었다. 해당 지도는 현재 책자에서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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