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축구팀 비행기 기장 “연료 떨어졌다 착륙 허가해달라” 수차례 요청했으나…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2월 2일 09시 12분


ⓒ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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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프로 축구팀 선수들을 태운 전세기 추락 사고의 원인이 '연료 고갈'일 가능성이 높다는분석이 나왔다.

콜롬비아 항공 당국은 이날 사고 현장에서 회수한 블랙박스에 담긴 조종실음성녹음장치(CVR) 내용을 현지 언론에 공개했다.

음성녹음에 따르면 전세기가 안데스 산맥에 추락하기 직전 기장은 관제탑과의 교신에서 연료가 떨어졌으니 착륙을 허가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

이에 관제사는 기계적 문제로 우회한 다른 비행기를 먼저 착륙시켜야 하니 7분을 기다리고 기다리라고 지시했다.

더 절박해진 기장은 추락 4분 전 음성녹음에서 “연료 부족, 완전 전기 고장”이라고 말했고 이후 “진로, 세뇨리타 착륙 진로”를 호소한 뒤 침묵이 이어졌다.

콜롬비아의 항공 당국은 기체 조사 결과 연료 저장고가 비어있음을 확인했으며 사고 원인과 연료 부족과의 연관성 조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항공국의 알프레도 보카네그라 국장은 비행기가 공항에서 8㎞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았는데 연료가 부족했던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관현, 미국 항공안전 수사관 그랑테 브로피는 CNN에 “민간항공기의 경우 조종사가 계기판을 수 차례 확인하기 때문에 연료 부족이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믈다”고 설명했다.

이번 참사가 연료 고갈이라는 터무니없는 원인에서 비롯됐다는 소식에 샤페코엔시 구단 연고지인 브라질 남부 도시 샤페코 시민들과 축구 팬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구단의 유소년 축구단 소속의 한 선수는 가디언에 이번 사고가 실수였다며 "실수가 목숨을 앗아갔다. 샤페코엔시를 끝냈다.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사고 당시 조종사가 긴급 착륙을 요청했음에도 신속한 조치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사 당국은 이번 사고 원인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두고 조사하고 있다. 당국은 국제항공 규정상 모든 여객기들은 목적지에서 30분간 더 비행할 수 있는 연료를 탑재해야 하는데도 이런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원인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완전한 수사가 이뤄지려면 17년 된 전세기의 비행 상태, 유지보수 기록부터 블랙박스의 조종실음성녹음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FDR)를 모두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몇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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