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언론사 꾸리나…美매체 “방송사업 진출 논의 중”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5일 09시 57분


청중의 감성과 논리에 호소하는 유창한 연설로 임기 말에도 50% 이상이라는 지지율을 보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방송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인터넷매체 Mic는 2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자신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할지, 아니면 정식 언론사를 만들지는 불분명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방송 사업 진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Mic는 2000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이 중도 성향을 표방한 케이블 방송사인 커런트TV를 만들어 2013년 알자지라에 5억 달러(약 5850억 원)를 받고 매각한 사례를 거론하며 "유명 정치인이 언론사를 꾸린 것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오바마가 지난달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사실도 소개했다.

매체는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언론계에 뛰어든다면 "퇴임 후 후임자에 대해 말을 아끼는 (미국 대통령의) 전례를 깰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말 오바마는 "구체적인 법안에 관한 것이 아니고 우리의 가치나 이상에 대한 핵심 질문에 대해서라면 (침묵을 지키지 않을 것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시사교양지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에 공헌한 것으로 분석된 '가짜 뉴스'를 비판하며 언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온라인상에선 노벨상을 수상한 기후 과학자들의 견해와 석유재벌 코흐 형제처럼 돈을 받고 기후변화를 부인하는 사람들의 주장이 동등한 것처럼 보인다"고 비꼬았다. 10월 카네기멜런대 강연에선 "달 착륙 조작설 등 음모론은 언제나 있었지만 과거엔 정보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는 있었다"며 "넘쳐나는 정보들에 대해 '진실 테스트'를 하는 방법이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젠 사키 백악관 공보국장은 "대통령이 사람들이 정보를 소화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고 젊은이들을 격려하는 일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지만 퇴임 후 언론 사업에 뛰어들 계획은 없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퇴임 후 제2의 삶에 대해선 소문이 무성하다. 오바마는 6월엔 미국프로농구(NBA) 팀 구단주나 벤처투자자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을 하더라도 자서전 집필에 나설 것은 분명해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9월 오바마 부부가 저서 출간 계약만으로 많게는 4500만 달러(약 526억 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