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 오클랜드 2층짜리 창고건물에서 2일 오후 11시 반경(현지 시간) 불이 나 최소 36명이 숨지고 25명이 실종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실종자 중에는 한인 여성 1명이 포함됐다.
3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시 창고에서 70여명의 관객이 참석한 가운데 전자댄스음악(EDM) DJ인 골든 도나의 '100% 실크 2016 웨스트코스트 투어' 공연이 열리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공연 장소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연 직전에 갑작스레 통보돼 관객 수는 적었지만 희생자들의 신원 파악이 더디게 이뤄졌다.
경찰이 발표한 사망자 수는 9명, 24명, 30명, 33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경찰은 희생자가 4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10대~30대가 대부분으로 미국 밖에서 이주해온 사람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샌프란시스코 한국총영사관측은 4일 "한인예술가로 알려진 조 모양이 화재 사고가 발생한 이 창고 건물 1층 작업실에 있었으나 연락이 안 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유령선(Ghost Ship)'이란 별명의 건물은 본디 피아노공장이었다가 예술가들의 밀집 작업·주거공간으로 불법 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경보 시설과 스프링클러를 갖추지 않았고 불법 전기코드와 음악장비, 낡은 양탄자와 헌 소파, 마네킹이 뒤엉켜 있어 과거 세입자는 '죽음의 덫'으로 불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공연은 2층에서 열렸는데 1층과 연결된 목재 계단과 지붕까지 불타버리는 바람에 탈출하지 못한 이들의 시신이 2층에서 대거 발견됐다. 2층에서 아내와 함께 사는 건물주 데릭 알메나(46)는 난방도 안 되고 수돗물 공급도 안 되는 이 건물을 주거 공간으로 개조해 인터넷으로 20여 명의 세입자를 모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오클랜드 시 관계자는 "이 건물은 건축법 위반으로 최소 3차례 적발됐다"고 밝혔다.
화재 사건을 조사 중인 앨러메다 카운티 경찰국 레이 켈리 경사는 "건물 내 상황이 너무 열악하고 끔찍해 수색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추가 희생자 수색 발굴 작업은 앞으로 이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1991년 오클랜드 힐스 화재사고(25명 사망·100여 명 부상) 이후 캘리포니아 북부 최대 화재 사고로 기록될 것이라고 LA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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