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젊은이들은 39%나 되는 청년실업률에 폭발했다. 청년들은 기득권에 대항하기 위해 투표장으로 향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보코니대의 프란체스코 자바치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마테오 렌치 총리가 주도한 개헌안을 4일 국민투표에서 부결시킨 원동력은 젊은층의 분노라고 진단했다. 상원의원 수를 줄이는 개헌안의 찬반 여론을 묻는 국민투표가 무능한 기득권층에 대한 젊은이들의 심판이 됐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개헌을 막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열풍의 주축 세력은 ‘화난 젊은이들(angry young men)’이었다. FT에 따르면 18∼24세 중 80%가 개헌안 반대에 표를 던졌다. 포퓰리즘의 승리로 꼽히는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이끈 건 중장년층이었지만 이번엔 청년들이 나선 것이다.
영국 더타임스는 이탈리아 국민투표 결과를 ‘앵그리 영맨 실업자들의 반란’이라고 규정하며 “희망도, 직업도 없는 이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는 기성 정치세력을 심판하는 데 표를 던졌다”고 분석했다. 이탈리아 경제는 수년간 마이너스 성장 끝에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겨우 0.8%였다. 실업률은 11%가 넘고 청년실업률은 40%에 육박한다. 뉴욕타임스도 “엄청난 실업률에 월급 1200유로(약 150만 원)를 받기 위해 임시직을 구걸해야 하는 젊은이들이 부결을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높은 실업률과 불안한 미래로 고통받는 유럽 청년들은 기득권층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기 위해 극우 포퓰리즘 정당으로 향하고 있다.
3분기(7∼9월) 청년실업률이 2012년 이후 최고치인 25.1%를 기록한 프랑스의 경우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FN)’의 30세 미만 당원이 2만5000여 명으로 다른 정당들보다 젊은 당원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들은 파리13구에 마련한 사무실에서 매주 모임을 갖는다. FN 청년대표 가에탕 뒤소세(22)는 “프랑스 청년 4명 중 1명이 실업자이다. 이것이 젊은 친구들이 FN에 참여하려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에 600만 명의 실업자와 1000만 명의 빈곤층이 있는데 정부는 난민들에게만 거주와 식료품, 교육, 직업 등을 마련해 준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난민들에게 일자리와 복지 혜택을 빼앗기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팽배하다.
경제 사정이 좋은 독일에서도 난민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젊은이들이 극우 정당을 기웃거리고 있다. 신생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지지율 3위까지 치고 올라간 데는 젊은 유권자들의 힘이 컸다. AfD의 평균 당원 나이는 47세로 해적당을 제외하고 독일 정당 중 가장 젊다. 슈피겔은 “18∼30세 청년들이 극단주의, 반(反)난민, 이슬라모포비아를 주장하는 선동가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훔볼트대가 AfD 지지층 4만 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 30세 미만 실업자들과 동독 출신들이 대거 AfD로 지지 정당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개헌안 부결에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힌 렌치 총리에게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될 때까지 총리직 사임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은 “상원에 계류된 예산안이 통과될 때까지 1주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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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7 15:02:22
죨라 화난김에 서방질하는 년 치고 그 삶의 끝이 무난한 것들은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