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 상원 본회의장은 보기 드문 ‘화합의 장’이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그리울 것”이라며 헌사를 보낸 주인공은 민주당 소속의 조 바이든 부통령이었다. 그는 상원 의장을 겸하는 부통령 임기를 곧 마치고 워싱턴 정가를 떠난다. 그를 향해 이어진 따뜻한 고별사 릴레이에 워싱턴포스트(WP)는 “당파를 뛰어넘는 진심이 전해졌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의원 17명, 공화당 의원 6명이 2시간 반 동안 이어간 고별사에서 가장 빛난 것은 매코널의 헌사(獻辭)였다. 매코널은 1번 타자로 나서 “헤아릴 수 없는 절망 속에서 바이든은 더 강할 뿐 아니라 매 순간에 감사할 수 있는 따뜻한 사람, 더 나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말했다. 바이든이 상원의원으로 처음 당선된 해인 1972년 아내와 한 살배기 딸이 교통사고로 숨지고 지난해엔 장남 보가 뇌종양으로 46세의 나이에 요절한 것을 염두에 둔 표현이었다.
“(바이든의 견해에) 항상 동의한 건 아니지만 서로 신뢰했다”는 매코널은 “상원에서 시작한 그의 여정이 그를 여전히 아끼는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같은 장소에서 마무리된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바이든은 2009년 부통령 임기 시작 전까지 36년간 상원의원으로 활동했다. WP는 매코널이 “홈런을 쳤다”고 했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임기는 극심한 정당 간 반목으로 얼룩졌다”며 “기억에 남을 만한 작별이었다”고 썼다.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의원도 “바이든은 공평하고 모두에게 친절했다”며 “상원에서 우리 시대의 전설과 같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됐지만 바이든보다 더 나은 사람은 없었다”고 칭찬했다. 해군 복무 시절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의전을 돕는 중에 바이든의 가방을 들어야 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여전히 분하다”는 농담을 던지자 폭소가 터졌다. 바이든은 “이런 너그러운 말들을 들을 자격은 없지만 매우 고맙다”고 답했다. 얼마 전 차기 대선에 출마할 뜻이 있다고 밝힌 데 대해선 말을 바꿔 “출마할 의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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