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붕괴 25주년’ 앞두고 인터뷰
“과도한 푸틴 때리기, 역효과 초래… 미-러 협력하면 새로운 세계 열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85·사진)은 12일 AP통신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정치 경험이 없는 점이 어쩌면 장점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소련 붕괴 25주년을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함께한다면 세계를 새로운 길로 이끌 수 있다. 양국은 협의에 이를 수 있을 때까지 대화해야 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세계는 협동하는 양국을 필요로 한다”고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 개선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협상 주체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서방 세계를 동시에 비판했다. 푸틴에 대해서는 “자격 있는 대통령”이라면서도 “처음엔 그를 완전히 지지했지만 (표현의 자유 및 정치 탄압이 시작되면서) 비판하기 시작했다”라고 털어놓았다. 같은 날 보도된 BBC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정책으로 러시아가 자유를 얻었다며 “(현재 러시아에) 누군가는 자유를 귀찮은 존재로 여기고 있다”라며 푸틴을 겨냥했다.
미국 등 서구권에 대해선 “당신(BBC)을 포함한 서구 언론이 푸틴을 공격하고 물러나도록 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고 러시아를 자극했다”라며 “그 결과 푸틴의 지지율은 오히려 치솟았다. 현재 86%인 지지율이 곧 120%까지 올라갈지 모른다”라고 했다. 미-러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것은 민주주의를 탄압한 푸틴뿐만 아니라 과도한 러시아 ‘때리기’에 나선 서구권의 태도에도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25년 전인 1991년 성탄절 소련 대통령 퇴임을 공식 발표했을 당시를 회상하며 “(보리스 옐친 당시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한 공화국 지도자들이) 권력을 잡기 위해 내 등 뒤에서 반역을 저질렀다”라며 “쿠데타였다”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당선인을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돼 있다”라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러-미 양국 관계 정상화를 촉구해 왔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우리는 이를 지지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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