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라인에 아시아通은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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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기 내각 해부]외교부, 틸러슨 국무 지명에 당혹
기업들도 트럼프 각료와 인연찾기… 이광국 현대차 부사장, 세션스 친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초대 내각엔 미국인에게도 이름이 새로운 ‘워싱턴 아웃사이더’들이 많은 만큼 인연이 깊은 한국인도 손에 꼽을 정도다.

 이광국 현대자동차그룹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후보자와 친분을 맺고 있다. 이 부사장은 최근까지 현대차 워싱턴사무소장으로 근무하면서 현대차 몽고메리 시 공장이 있는 앨라배마 주 연방 상원의원인 세션스 후보자와 수시로 연락하는 사이였다. 1997년부터 주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세션스 후보자는 현지와 서울 본부의 현대차 그룹 관계자들과 일자리 창출 등 지역 현안을 자주 논의했다.

 홍재기 공군작전사령부 부사령관(소장)은 2007∼2009년 미 합동전력사령부(JFCOM)에서 연락장교로 근무할 때 사령관이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후보자와 인연을 맺었다. 홍 부사령관은 ”1년에 두 번 매티스가 관저를 개방하는 ‘오픈하우스’ 파티를 했다. 가보니 서가에 엄청난 양의 책이 있었다“며 “전쟁사, 전투전략 및 체계 등에 관심이 많아 관련 책들도 많이 본 것으로 알고 있으며 박식했다”고 말했다.

 뉴욕 금융가 출신인 윌버 로스 상무장관 후보자는 1997년 외환위기 때 당시 재계 12위였던 한라그룹의 기업 구조조정 작업에 간여했다. 만도기계, 한라중공업, 한라시멘트 등 한라그룹 계열사의 구조조정에 참여했으며 이를 통해 채권 헐값 인수 방식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며 악명을 떨쳤다. 한라그룹 정몽원 회장과 인연이 있다는 얘기도 있다.

 골드만삭스 출신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후보자와는 한국 정부가 별다른 연결 고리가 없다. 미 석유회사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후보자는 2008년 8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방한 당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방문했다.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4일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파격 인사가 이뤄졌다”며 “주미 한국대사관을 중심으로 이제부터 틸러슨 측과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틸러슨 국무장관을 비롯해 매티스 국방장관,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전 국방정보국장) 등이 모두 중동, 유럽을 중심으로 경력을 키워온 사람들”이라며 “아시아에 대한 정책 비중이 낮아지고 북핵 문제 등 현안을 임기응변으로 대응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유종 pen@donga.com·정임수·조숭호 기자
#월가#트럼프#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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