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개혁 외치더니… 월가출신 억만장자에 ‘경제 칼자루’

[트럼프 1기 내각 해부]민주 “트럼프 최고의 거짓말쟁이”
트럼프측 “경제분야 최고 인재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라인은 미국 경제 기득권 세력의 상징인 월가 출신들이 완전히 장악했다. 핵심 실세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수석고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후보자,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특히 월가의 상징 기관 중 하나인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 후보자도 다른 투자은행인 로스차일드 출신이다.

　민주당과 진보 진영에선 “트럼프는 대선 내내 ‘워싱턴과 월가의 잘못된 시스템을 개혁할 아웃사이더 후보’라는 사실을 강조하더니 월가의 억만장자 기득권자들로 경제 라인을 채웠다. 최고의 거짓말쟁이이자 위선자”라고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대선 공약대로 ‘노동자를 대변하고 월가에 맞서면’ 협조할 마음도 있었으나 경제장관 인선은 그가 비난했던 가진 자들에게 기울어진 경제를 더욱 심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측은 “(이들 경제 라인 모두)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는 경제정책을 만들고, 일자리 외국 유출을 막고, 고통 받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사들”이라고 반박했다. 인수위 사정에 밝은 뉴욕의 한 인사는 “‘월가 출신을 많이 기용했다’는 지적은 비판을 위한 비판에 불과하다”며 “트럼프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 싶고, 그러려면 경제 분야에서 성공한 최고의 인재를 써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전했다.

　대선 캠프의 핵심 경제 브레인이었던 ‘14명 경제자문그룹’ 역시 금융과 부동산개발, 헤지펀드 출신의 억만장자들로 구성돼 ‘블루칼라 노동자 대변 공약과 이율배반적’이란 공격을 받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고 한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