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반정부 시위 부른 베네수엘라 화폐 개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9일 03시 00분


신권 부족으로 경제혼란 키워… 2017년 1월 2일까지 구권 유통 허용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경제 위기 타개책으로 실시한 화폐개혁 조치가 사전 준비 부족으로 오히려 국가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구권(舊券) 통용을 금지한 가운데 신권 배포가 늦어져 ‘화폐 가뭄’이 일자 정부가 다시 구권 통용을 허가하는 촌극마저 벌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15일부터 사용이 금지됐던 기존 최고액권 100볼리바르화(약 178원)를 내년 1월 2일까지 한시적으로 통용키로 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신권 배포가 늦어져 화폐 교환을 위해 은행을 찾은 시민들이 헛걸음하는 사태가 속출하며 불편이 커졌기 때문이다. 16일 수도 카라카스 등 6개 도시에서 격렬한 반(反)정부 시위가 발생하며 혼란은 극대화됐다. 시위대는 사실상 휴지 조각으로 변한 100볼리바르를 공중에 뿌리며 정부의 실정을 비난했고, 경찰과 충돌해 수십 명이 연행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야당 의원들이 폭력 사태를 부추기고 있다”며 책임을 야당에 돌렸지만 이날 조치로 백기를 든 셈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베네수엘라#화폐 개혁#반정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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