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던 개에게 얼굴 일부를 물어뜯긴 영국 여성이 “그 개가 내 인생을 구했다”고 말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어떤 사연일까.
최근 영국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랭커셔 주 프레스턴에 사는 웬디 헴라이딩(여·56)은 지난 2014년 술에 취한 채로 집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의식을 잃었다. 두 시간 뒤에 일어나 보니, 주변에 피가 흥건했다. 그는 곧 애완견 캐시가 자신의 얼굴 일부를 물어뜯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대형 사냥개인 ‘로디지아 리지백’의 잡종견인 캐시는 웬디의 오른쪽 눈과 안구를 감싸고 있는 안와(눈구멍) 뼈를 심하게 물어뜯었다. 웬디는 성형수술과 피부 이식 수술, 시력 회복을 위한 수술 등 100여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아야 했다. 처음에는 왼쪽 눈으로 앞을 볼 수 있었지만, 복잡한 수술을 수차례 반복해서 받는 동안 시력을 거의 잃었다.
주인을 공격한 캐시는 그후 목숨을 잃었지만, 웬디는 “캐시가 내 삶을 구했다. 시력을 잃는 것이 죽는 것보단 낫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캐시는 처음에 쓰러져 있던 나를 깨우려고 그랬을 것”이라며 “그때 그 비극적인 사고 때 개에게 빚을 졌다. 내가 알코올 중독으로 일찌감치 죽게 될 위기에서 구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웬디는 집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 사고를 계기로 술을 멀리했다고 한다. 알코올 중독이었던 그는 “그 사고가 아니었다면 난 진작 술에 취해 죽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고 당시 그는 보드카 한 병을 다 마시고 만취 상태였다.
웬디는 “잠에서 깨어난 순간부터 취한 상태였고, 하루 종일 술에 찌들어 살았다. 심지어 밤에 자다가도 술을 마시기 위해 깨어나기도 했다”며 “난 죽어가고 있었다. 술이 언젠간 날 죽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술을 끊을 수 없었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뜨개질 동호회를 만들어서, 이들이 새로운 기술을 배워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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