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52 전략폭격기 vs 랴오닝함 항모전단… 美-中, 남중국해서 번갈아 무력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30일 03시 00분


中항모 태평양 진출 일주일전 美, 호주군과 16일간 연합훈련
中 ‘군사 굴기’에 대한 경고 성격

 중국이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과 항모전단을 이끌고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군사굴기’의 축포를 쏘기에 앞서 바로 일주일 전까지 미군의 B-52를 비롯한 전략폭격기들이 일대에 출격해 위협 시위를 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미국과 중국의 최정예 전력이 남중국해에 집중되며 일대 긴장감이 증폭되는 형국이다.

 중국 관영 런민왕(人民網) 등은 29일 “미 태평양공군사령부(PACAF)가 이달 3∼18일 호주군과 함께 호주 영해와 남중국해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노스다코타 주 마이놋 공군기지에 배치된 B-52 3대와 괌 앤더슨 공군기지 소속 B-1B 2대가 참여했다. 이외에도 F-15C 전투기 4대, 공중급유기 7대, 이지스 구축함 머스틴함도 동원됐다. 작전에 참가한 항공기들은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기지로 복귀했다고 PACAF는 밝혔다.

 PACAF의 폭격기 운용 책임자인 라이언 심슨 소령은 “연합훈련은 호주를 비롯한 동맹국들과의 남중국해 연합작전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회였다. 남중국해에서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통상적인 작전을 펼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군의 핵심 전력인 B-52 전략폭격기까지 동원한 것은 중국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런민왕은 “미군의 전략폭격기를 따라 공중급유기가 발진하고 이지스 구축함이 이들을 인도한 훈련으로 보인다. 전략폭격기의 남중국해 역내 신속 전개를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훈련 이후 남중국해에서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미중 양국의 무력시위는 고조되는 모양새다. 중국은 24일 항모를 이끌고 처음 서태평양으로 진출했다. ‘중국판 B-52’로 불리는 폭격기 훙(轟)-6K는 11월 25일, 이달 10일 대만 상공을 선회 비행했다.

 미국은 포드급 차세대 핵추진 ‘슈퍼 항모’인 제럴드포드함을 내년에 취역시켜 중국과의 해상 주도권 다툼에 나설 계획이다. 미군은 지난해 11월 8, 9일 B-52 2대, 12월 10일 B-52 1대 등을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상공에 진입시켜 훈련을 벌였고 중국은 그때마다 강하게 반발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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